은행, 영업통 전진배치…'영남 출신·경영학 전공'이 주류
주요 은행들이 지난달 말 임원인사를 마무리짓고 병신년(丙申年) 새해 진용을 재정비했다. 각 은행의 부행장급 이상 임원 승진인사의 키워드는 ‘영남·지방대 약진’으로 압축할 수 있다. 영업통을 대거 전진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여성 임원 승진자가 한 명도 없는 것도 눈에 띈다.

한국경제신문이 3일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연말 임원 승진자 45명(신규 임원 승진자+부행장 승진자)을 분석한 결과 평균 나이는 55세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평균 57세로 가장 높았으며, KEB하나은행이 54세로 가장 젊었다. 입행 후 임원이 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0년이었다. 45명의 승진자 중 가장 젊은 임원은 강성묵 KEB하나은행 전무(52·영업지원그룹)와 이호성 KEB하나은행 전무(52·강남서초영업본부)였다. 승진자 중에는 영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5개 은행 임원 승진자의 경력을 분석하면 영업통(기업, 소매, 해외영업 등) 출신이 24명에 달했다.

학교별로는 지방대 출신이 9명(20%)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 출신이 6명(13.3%)으로 뒤를 이었으며 고려대와 농협대가 각각 3명이었다. 상업고 출신도 4명이나 됐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경영(31.6%), 경제(15.8%), 무역(13.2%) 순이었다. 한 은행장은 “출신 학교와 전공을 보지 않고 업무실적이 뛰어난 실무 전문가를 등용하는 게 최근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출신 지역은 영남이 가장 많았다. 전체 승진자 중 약 40%(17명)가 영남 출신이었다. 다음으로는 서울(13명), 충청(6명), 호남(5명), 경기(3명), 강원(1명) 등의 순이었다.

여성 임원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번 승진자 45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이 퇴임하고 김옥정 우리은행 부행장이 우리PE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5대 은행의 여성 부행장은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여신담당)이 유일하다. 현 정부 초기인 2013년 말엔 은행마다 한두 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시켰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성 인재 풀이 적은 데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여성 임원 열풍이 일면서 ‘임원이 될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승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은정/박한신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