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은퇴 걱정에 50대 주부 가장 불행하다 느껴
한국인 경제행복감 메르스 악몽 털고 이전 수준 회복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HRI)이 지난달 10~18일 전국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7회 한경-HRI 경제행복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민들의 경제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4.6점을 나타냈다.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의 40.4점보다 4.2점 오른 수치다.

반면 체감 물가와 실업률에 대한 ‘경제적 불안’ 항목은 30.7점에 불과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 0~1%에 그쳤지만 서민들이 실제 느끼는 물가 부담은 높았다는 얘기다. ‘경제적 평등’ 점수는 22.1점으로 더욱 낮아 소득 격차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보다 불행해진 주부
직업별로는 전문직(57.4점)과 공무원(53.7점)의 행복감이 높았다. 자영업자(40.2점)의 행복감은 직장인(45.5점)보다 크게 낮았다. 소비 부진이 계속된 데다 상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주부의 경제적 행복감(38.8점)은 자영업자보다 낮았다. 김 실장은 “가계부채는 급증했는데 가계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주부의 고충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력=행복’ 공식은 여전
학력별로는 중졸(38.4점) 고졸(38.9점) 대졸(46.1점) 대학원졸(50.4점) 순으로 경제적 행복감이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에서 학력과 소득의 관계가 유독 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졸, 고졸은 고령이거나 자영업 종사자일 가능성이 높아 불경기에 고충이 더 클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여성(46.2점)이 남성(42.9점)보다, 미혼자(46.7점)가 이혼 또는 사별(26.8점)한 사람보다 높은 경제적 행복감을 나타냈다. 김 실장은 “메르스로 위축됐던 경제 심리가 살아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은 아직 낮은 편”이라며 “저성장을 극복하는 동시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일자리, 소득 격차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