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혼 전문직 여성, 경제적 행복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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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현대경제연구원 국민 경제행복지수 조사
가계빚·은퇴 걱정에 50대 주부 가장 불행하다 느껴
한국인 경제행복감 메르스 악몽 털고 이전 수준 회복
가계빚·은퇴 걱정에 50대 주부 가장 불행하다 느껴
한국인 경제행복감 메르스 악몽 털고 이전 수준 회복
한국인의 경제적 행복감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을 털어내고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아직은 더 많았다. 최근엔 가계빚 부담 탓에 주부의 행복감이 크게 떨어졌고 은퇴 걱정 때문에 50대가 가장 불행한 연령대로 떠올랐다.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아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HRI)이 지난달 10~18일 전국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7회 한경-HRI 경제행복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민들의 경제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4.6점을 나타냈다.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의 40.4점보다 4.2점 오른 수치다.
김동열 정책조사실장은 “지난해 여름 메르스 확산으로 얼어붙었던 내수 경기가 연말로 오면서 다소 회복됐다”며 “현재 경제적 행복감은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심리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여러 소비촉진책을 쓴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30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경제행복지수는 매년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다. 경제행복지수를 이루는 6개 항목 중에서는 일자리와 소득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경제적 안정’ 부문이 54.4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체감 물가와 실업률에 대한 ‘경제적 불안’ 항목은 30.7점에 불과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 0~1%에 그쳤지만 서민들이 실제 느끼는 물가 부담은 높았다는 얘기다. ‘경제적 평등’ 점수는 22.1점으로 더욱 낮아 소득 격차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보다 불행해진 주부
직업별로는 전문직(57.4점)과 공무원(53.7점)의 행복감이 높았다. 자영업자(40.2점)의 행복감은 직장인(45.5점)보다 크게 낮았다. 소비 부진이 계속된 데다 상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주부의 경제적 행복감(38.8점)은 자영업자보다 낮았다. 김 실장은 “가계부채는 급증했는데 가계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주부의 고충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수록 불행하다’는 한국인의 행복 공식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경제적 행복감에서 단골 꼴찌였던 60대 이상(40.2점)보다 50대(39.4점)의 행복감이 이번에 더 낮게 나왔다. 50대는 노후 준비와 자녀 결혼 부담 탓에 불안감이 높아지는 연령대다. 이와 달리 60대 이상은 기초연금 제도가 확대된 2014년 이후 행복감이 다소 개선됐다. 경제적 책임감이 이들보다 덜한 20대(48.2점)와 30대(48.8점)는 경제적 행복감이 높은 편에 속했다.
‘학력=행복’ 공식은 여전
학력별로는 중졸(38.4점) 고졸(38.9점) 대졸(46.1점) 대학원졸(50.4점) 순으로 경제적 행복감이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에서 학력과 소득의 관계가 유독 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졸, 고졸은 고령이거나 자영업 종사자일 가능성이 높아 불경기에 고충이 더 클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여성(46.2점)이 남성(42.9점)보다, 미혼자(46.7점)가 이혼 또는 사별(26.8점)한 사람보다 높은 경제적 행복감을 나타냈다. 김 실장은 “메르스로 위축됐던 경제 심리가 살아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은 아직 낮은 편”이라며 “저성장을 극복하는 동시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일자리, 소득 격차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HRI)이 지난달 10~18일 전국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7회 한경-HRI 경제행복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민들의 경제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4.6점을 나타냈다.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의 40.4점보다 4.2점 오른 수치다.
김동열 정책조사실장은 “지난해 여름 메르스 확산으로 얼어붙었던 내수 경기가 연말로 오면서 다소 회복됐다”며 “현재 경제적 행복감은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심리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여러 소비촉진책을 쓴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30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경제행복지수는 매년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다. 경제행복지수를 이루는 6개 항목 중에서는 일자리와 소득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경제적 안정’ 부문이 54.4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체감 물가와 실업률에 대한 ‘경제적 불안’ 항목은 30.7점에 불과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 0~1%에 그쳤지만 서민들이 실제 느끼는 물가 부담은 높았다는 얘기다. ‘경제적 평등’ 점수는 22.1점으로 더욱 낮아 소득 격차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보다 불행해진 주부
직업별로는 전문직(57.4점)과 공무원(53.7점)의 행복감이 높았다. 자영업자(40.2점)의 행복감은 직장인(45.5점)보다 크게 낮았다. 소비 부진이 계속된 데다 상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주부의 경제적 행복감(38.8점)은 자영업자보다 낮았다. 김 실장은 “가계부채는 급증했는데 가계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주부의 고충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수록 불행하다’는 한국인의 행복 공식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경제적 행복감에서 단골 꼴찌였던 60대 이상(40.2점)보다 50대(39.4점)의 행복감이 이번에 더 낮게 나왔다. 50대는 노후 준비와 자녀 결혼 부담 탓에 불안감이 높아지는 연령대다. 이와 달리 60대 이상은 기초연금 제도가 확대된 2014년 이후 행복감이 다소 개선됐다. 경제적 책임감이 이들보다 덜한 20대(48.2점)와 30대(48.8점)는 경제적 행복감이 높은 편에 속했다.
‘학력=행복’ 공식은 여전
학력별로는 중졸(38.4점) 고졸(38.9점) 대졸(46.1점) 대학원졸(50.4점) 순으로 경제적 행복감이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에서 학력과 소득의 관계가 유독 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졸, 고졸은 고령이거나 자영업 종사자일 가능성이 높아 불경기에 고충이 더 클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여성(46.2점)이 남성(42.9점)보다, 미혼자(46.7점)가 이혼 또는 사별(26.8점)한 사람보다 높은 경제적 행복감을 나타냈다. 김 실장은 “메르스로 위축됐던 경제 심리가 살아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은 아직 낮은 편”이라며 “저성장을 극복하는 동시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일자리, 소득 격차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