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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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세계 증시가 새해 첫날 폭락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의 제조업 활동도 6년 반 만에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고 환율 시장 역시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중국, 경기지표 '빨간불'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는 작년 12월 미국 제조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로 조사됐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11월(48.6)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돈 것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또 최근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 49보다도 훨씬 낮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의 팽창을 의미하며, 50에 미치지 못하면 위축을 시사한다.

미국의 제조업이 부진한 것은 외국의 경기가 좋지 않아 글로벌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미국 내 에너지 및 농업분야 투자가 부진한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18개 업종 중 의류업, 기계업 등을 포함한 10개 업종이 위축된 것으로 ISM은 분석했다.

ISM은 PMI의 하위 지수인 고용지수도 48.1로 나와 전달(51.3)보다 낮고 전문가들의 예상(5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위축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다만 신규주문지수는 48.9에서 49.2로 올랐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경기지표도 여전히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信)은 지난해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로 나타났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48.9)보다도 낮고 전월(48.6)보다는 낮은 수치다. 이로써 차이신 제조업 PMI는 10개월 연속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12월 차이신 PMI의 부진은 생산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는데 11월 한때 기준선을 넘어섰던 생산지표가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아울러 수출 지표도 3개월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구매 활동도 다시 위축세를 보여 구매 재고량이 줄어드는 동시에 판매 하락도 상품재고에 미세한 압력을 나타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일 발표한 12월 제조업 PMI는 49.7로 시장 예상치(49.8)보다는 낮았다. 중국의 공식 제조업 PMI도 8월 이후 5개월째 기준선 50을 넘지 못함으로써 제조업 경기부진을 반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새해 벽두부터 '흔들'

뉴욕증시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중동지역 긴장 고조 등으로 하락했다.

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6.09포인트(1.58%) 떨어진 1만7148.9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1.28포인트(1.53%) 내린 2012.66을, 나스닥 지수는 104.32포인트(2.08%) 하락한 4903.0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른 중국 증시 폭락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단절 등 중동 불안이 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에도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와 미국 지표 부진,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 상존 등으로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배럴당 28센트(0.8%) 낮아진 36.76달러에 마쳤다.

유럽증시도 중국발 충격 등으로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0% 하락 마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VIX) 지수는 전장보다 13.67% 상승한 20.70을 기록했다.

앞서 열린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918.76으로 2.17%,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8450.98로 3.06% 내렸다. 상하이종합지수도 3296.26으로 6.86% 급락했다. 중국 당국이 올 들어 도입한 서킷브레이커가 이날 두 차례 발동되며 상하이증시는 오후 1시34분부터 장 마감까지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5원20전 급등한(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187원70전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25일(1194원70전) 이후 최고치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글로벌 증시 하락에 위험자산 투자심리도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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