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자 부품 등 분야로 '센스' 기술의 확장을 강조하고 있는 안승권 LG전자 CTO. 사진=김민성 기자
자동자 부품 등 분야로 '센스' 기술의 확장을 강조하고 있는 안승권 LG전자 CTO. 사진=김민성 기자
[ 김민성 기자 ] "핵심은 '센스(SENSE)'"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 개막 하루 전인 5일(현지시간) 오전 글로벌 콘퍼런스를 연 LG전자는 내내 센스라는 단어를 수차례 강조했다.

인간이 전자제품과 교감하는 직관적 센스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기술에 녹아든 다양한 센서(Sensor) 기술의 진보가 우리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는 뜻이었다. 인간의 센스와 사물들이 인지하는 센싱 기술이 접목될 때 진정한 혁신이 찾아온다는 LG의 철학이 엿보였다.

콘퍼런스 연설자로 나선 안승권 LG전자 사장(CTO·최고기술책임자)은 이 같은 전략이 담긴 올해 신제품과 혁신기술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 모인 1000여 명의 국내외 기자들 앞에서 발표했다.

안 사장은 '센스'라는 기술적이고, 직관적인 요소가 스마트카, 미래 IoT(사물인터넷), 슈퍼 프리미엄 가전 제품에 녹아있다고 역설했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내 다양한 센서 기술,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인간 중심으로 연결하는 IoT 센서들, 그리고 사용자의 직관적 센스를 파악하는 초(超) 프리미엄 가전을 통해 올해 LG전자의 존재 가치를 알리겠다고 못박았다.

안 사장은 "LG전자만의 축적된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혁신기술과 정제된 디자인의 초(超)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여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16년 LG, 스마트카 진격 원년
안승권 LG전자 CTO가 5일(현지시간) LG의 올해 핵심 전략으로 자동차 부품 산업 확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안승권 LG전자 CTO가 5일(현지시간) LG의 올해 핵심 전략으로 자동차 부품 산업 확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특히 안 사장은 콘퍼런스 첫 전략 주제로 스마트카 기술을 꼽았다. LG의 미래먹거리로 가장 주목받는 VC(Vehicle component) 분야에서 LG가 올해 가장 혁신적인 면모를 과시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안 사장은 "LG가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자동차 인포메이션 기술과 디스플레이 카메라 센서. 통신 기술이 차를 더 안전하고, 즐길만할 제품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LG가 개발 중인 파노라믹 정보 디스플레이, 전방 전체 및 근거리·장거리·전방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센서 기술 등을 공개했다.

안 사장은 "LG는 전장 부품계의 1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자동차 업계의 이방인(스트레인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 미국 자동차 회사 GM에 구동 부품인 파워트레인을 공급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적 자동차 회사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는 지난해 10월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다. 폭스바겐,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도 납품 중이다.

LG는 LG하우시스, LG 화학,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 이노텍 등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 LG-구글, IoT 브릴로-위브 속으로
구글의 IoT 플랫폼 브릴로(Brillo)와 위브(Weave)의 총괄 임원인 가야트리 라잔(Gayathri Rajan) 제품 매니지먼트 부사장이 LG전자와의 협력 확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구글의 IoT 플랫폼 브릴로(Brillo)와 위브(Weave)의 총괄 임원인 가야트리 라잔(Gayathri Rajan) 제품 매니지먼트 부사장이 LG전자와의 협력 확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안 사장은 올해 LG전자의 두번째 핵심전략으로 개방형 IoT 생태계를 꼽았다. 이른바 IOT 개방형 접근(오픈 어프로치) 전략이다. 타사가 개발한 다양한 표준을 흡수해 다양한 단말 서비스가 LG의 생태계 내에서 연동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구글, ADT(보안 솔루션 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과 협력해 사물인터넷 협업 생태계를 더욱 확장한다는 목표다.

안 사장은 이어 구글의 IoT 플랫폼 브릴로(Brillo)와 위브(Weave)의 총괄 임원인 가야트리 라잔(Gayathri Rajan) 제품 매니지먼트 부사장을 무대로 초대했다.

라잔 부사장은 "미래의 집은 IoT 기술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LG와 IOT 협력을 통해 그 답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LG와의 파트너 생태계 속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더 스마트하고, 단순하고, 더 보안적으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브릴로와 위브로 돕겠다"고 말했다.

브릴로는 구글의 IoT 운영체제(OS)이고, 위브는 브릴로 기반 디바이스 간 통신 플랫폼이다.구글은 안드로이드의 6번째 운영체제(6.0)인 마시멜로부터 새로운 안드로이드 OS로 모바일 운영체제와 브릴로 기반 IoT 생태계 간 연동을 적극 지원한다. 브릴로는 클렌저가 포함된 수세미 상표로 유명하다. 위브는 카펫 등을 한줄한줄 엮어서 짜는 것을 뜻한다.

◆ LG 슈퍼가전 '시그니처' 관객 박수
LG전자가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LG전자가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LG전자는 차세대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도 공개했다. 지난해 선보인 프미이엄 라인업 'LG 스튜디오(STUDIO)'보다 더 상위 모델이다. 기존 프리미엄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로 만든 첫 초(超)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다.

시그니처 구성품은 LG 화질 기술력의 정점인 올레드(OLED · 유기발광다이오드) TV,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4종이다. 모두 시그니처 급으로 분류된 최상급이다.

안 사장은 "시그니처는 LG만의 방식으로 프리미엄을 재정의 한 브랜드"라며 "최고의 제품이자 감각적 안목도 탁월한 고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사용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련된 제품들이 무대에 소개되자 관객에서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시그니처는 고급 빌트인 가전 제품군으로 북미 지역 고소득 소비자층을 정면 겨냥한다. 점진적인 미국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고급 주택 주방 리모델링 및 제품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고가 가전 판매가 늘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높아진다. 향후 유럽 및 국내 프리미엄 시장 진출도 노린다.

지난해부터 구본무 LG 회장이 주력 제품군을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초(超) 프리미엄' 디자인으로 탈바꿈시키라는 특명을 반영한 제품이기도 하다. 올해 LG의 전세계 가전제품 위상을 끌어올려야 하는 전략 브랜드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