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그날 바람과 햇빛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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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봉 '그날의 분위기'서 수정역 문채원
지난해 관객 189만명을 동원한 로맨틱코미디 ‘오늘의 연애’로 흥행에 성공한 문채원(30·사진)이 오는 14일 새 로맨틱코미디 ‘그날의 분위기’를 선보인다. 톡톡 튀는 개성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주도하던 여성 역에서 이번에는 부산행 KTX에서 우연히 만난 ‘맹공남’ 재현(유연석 분)과 연애에 빠져드는 ‘철벽녀’ 수정 역을 해냈다.
문채원은 “대뜸 자고 싶다고 들이대는 남성에게 현실의 문채원은 절대 넘어가지 않겠지만, 그날의 바람과 햇빛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6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문채원을 만났다.
“엄마에게 영화를 본 소감을 전화로 물었더니 말을 돌리다가 결국 ‘별로’라고 답하더군요. 엄마는 직설적인 편이죠. 서운하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제가 촬영하느라 고생한 게 생각나 유쾌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제 연기생활 중 가장 오래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 것도 별로 유쾌하지 않았대요.”
‘오늘의 연애’에서 마음껏 까불며 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한 데 비해 이번 작품의 수정은 정적인 면을 강조한 캐릭터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니 수정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보수적이고 답답한 여성이죠. 어쩌다 보니 재미없이 오랜 기간 연애한 여성 말이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라우마가 있는 여성은 연기하기 편한데, 꼭짓점 없이 둥근 인물은 연기하는 게 힘들거든요. 하지만 평범한 인물에 매력점을 넣어 보고 싶었습니다.”
극중 재현이 “저,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고 대시하자 옆자리의 수정은 단칼에 거절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끊임없이 서로 엮인다. 급기야 수정은 10년간 연애한 남자친구와 결별해야만 한다.
“사실 5년 안쪽의 연애를 해본 적은 있지만, 10년간 한 상대와 연애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헤어진다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개인적으로 헤어지자는 말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 극중에선 어렵게 내뱉었죠. 그래야 남성 관객들도 저를 덜 미워하지 않겠어요. 여자친구에 대한 불신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영화를 찍는 동안 사랑과 연애에 소심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저는 소심해서 상대가 마음에 들어도 실제로 고백하지 못해요. 이 영화는 그런 소심함을 조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깨우쳐줍니다.”
배우 경력 9년차인 그는 “예전에는 10년이면 다 알거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란 할수록 어려워 지금도 잘 모르겠다”며 “배우란 직업에는 만족한다”고 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문채원은 “대뜸 자고 싶다고 들이대는 남성에게 현실의 문채원은 절대 넘어가지 않겠지만, 그날의 바람과 햇빛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6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문채원을 만났다.
“엄마에게 영화를 본 소감을 전화로 물었더니 말을 돌리다가 결국 ‘별로’라고 답하더군요. 엄마는 직설적인 편이죠. 서운하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제가 촬영하느라 고생한 게 생각나 유쾌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제 연기생활 중 가장 오래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 것도 별로 유쾌하지 않았대요.”
‘오늘의 연애’에서 마음껏 까불며 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한 데 비해 이번 작품의 수정은 정적인 면을 강조한 캐릭터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니 수정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보수적이고 답답한 여성이죠. 어쩌다 보니 재미없이 오랜 기간 연애한 여성 말이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라우마가 있는 여성은 연기하기 편한데, 꼭짓점 없이 둥근 인물은 연기하는 게 힘들거든요. 하지만 평범한 인물에 매력점을 넣어 보고 싶었습니다.”
극중 재현이 “저,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고 대시하자 옆자리의 수정은 단칼에 거절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끊임없이 서로 엮인다. 급기야 수정은 10년간 연애한 남자친구와 결별해야만 한다.
“사실 5년 안쪽의 연애를 해본 적은 있지만, 10년간 한 상대와 연애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헤어진다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개인적으로 헤어지자는 말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 극중에선 어렵게 내뱉었죠. 그래야 남성 관객들도 저를 덜 미워하지 않겠어요. 여자친구에 대한 불신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영화를 찍는 동안 사랑과 연애에 소심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저는 소심해서 상대가 마음에 들어도 실제로 고백하지 못해요. 이 영화는 그런 소심함을 조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깨우쳐줍니다.”
배우 경력 9년차인 그는 “예전에는 10년이면 다 알거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란 할수록 어려워 지금도 잘 모르겠다”며 “배우란 직업에는 만족한다”고 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