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태평로 본관 품은 부영] 삼성생명, 부동산 자산 조정…추가 매각 잇따를 듯
삼성생명 서울 태평로 본관은 삼성생명의 상징 같은 건물이다. 삼성생명 전신인 동방생명 사옥으로 1984년 준공된 이후 40여년간 국내 최대 보험사의 본사로 사용돼왔다.

삼성생명이 8일 부영그룹에 이 빌딩을 매각한 것은 작년 초부터 추진한 보유 부동산의 운용 효율화를 위한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노후화한 빌딩을 매각하고 수익이 더 나오는 자산을 매입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며 “매각 대상에 포함된 본관 빌딩을 적정 가격에 사겠다는 매수자가 나타나 판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에도 업무용 빌딩 4곳의 매각을 진행했다. 서울 율곡로 수송타워(2590억원)와 동여의도 사옥(610억원)은 매각 절차를 끝냈고 종로타워(3000억원)와 동교동 사옥(610억원)은 각각 이지스자산운용과 인베스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이번 본관 빌딩을 포함한 3개 빌딩 매각이 마무리되면 삼성생명은 1년여 동안 1조2600억원 규모의 업무용 빌딩을 처분하게 된다.

추가 매각도 잇따를 전망이다. 부동산시장에는 삼성생명 소유 업무용 빌딩 100여개 중 10여개가 매물로 나와 있다. 삼성생명은 태평로의 삼성 본관과 태평로빌딩 등도 적당한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각을 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의 대대적인 부동산 자산 매각은 2020년께 도입될 예정인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 2단계 시행에 대비한 선제 자본 확충 성격이 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FRS 2단계가 도입돼 보험회사가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준비금(부채)을 시가 평가하게 되면 삼성생명은 10조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해야 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5800억원대에 매각되는 본관 빌딩의 장부가액이 2947억원인 만큼 이번 계약이 종결되면 삼성생명은 약 2000억원의 자본을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