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SK '면세점 빅딜'] 면세점 전략 총괄 '두산 4세' 박서원 전무, 경영 시험대 오르다
SK면세점의 자산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해법을 제시한 두산의 면세점시장 진입은 박서원 (주)두산 전무(37·사진)가 이끌고 있다. 박승직 두산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 전무는 2014년 10월부터 두산의 광고 계열사인 오리콤의 부사장으로 일해왔다. 작년 11월 두산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면서 지주사인 (주)두산 전무도 겸임하며 두산 유통부문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두산 4세’인 박 전무가 면세점사업을 총괄하면서 두산 면세점 준비 과정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게 두산 내외부의 평가다.

박 전무는 최근 면세점시장 진입을 넘어 두산 유통사업 전략을 짜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 인력 영입과 명품 브랜드 유치 등은 두산 내부 전문가에게 맡기고 유통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과 디자인부문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특히 두산 면세점의 차별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해 7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동대문 지역상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심야 쇼핑객이 많이 몰리는 특성을 감안해 두산타워(두타) 면세점을 ‘심야 면세점’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두타 쇼핑몰과 면세점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쇼핑몰을 사후 면세점으로 등록하는 것도 논의 대상에 올려놨다.

박 전무는 그동안 광고와 디자인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뉴욕 비주얼아트스쿨을 졸업한 뒤 칸 국제광고제, 뉴욕페스티벌 등 세계 5대 광고제에서 모두 상을 받았다. 떨어진 열매로만 만든 ‘이런 쨈병’을 생산해 농민들을 돕고, ‘바른 생각’이란 콘돔 브랜드로 번 이익을 미혼모 지원에 쓰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과 힘을 합쳐 아이디어형 구두를 만들고 한국 전통 산업을 살리기 위해 ‘3대 대장장이’ 브랜드 사업도 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