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으로 운동하기에도 좋은 여건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향과 층에 따라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 역시 조망권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산·강·바다 등을 향하고 층이 높아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없을 수록 조망권 프리미엄이 붙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이 서울 성동구 금호 20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 금호가 대표적인 경우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3호선 옥수역과 1㎞쯤 떨어져있음에도 분양가가 3.3㎡당 평균 2085만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한강이 바로 보이는 101동(전용면적 141㎡)은 3.3㎡당 평균 2283원 수준으로 전체 평균보다 3.3㎡당 약 200만원 높았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교통 여건보다 조망권에 더 가치를 두는 수요자들의 욕구가 강하게 나타난 사례로 꼽힌다.
서울 시내에서 한강 만큼 인기 있는 조망권이 바로 남산이다. 남산타운 아파트는 서울시 중구 신당동844 일대에 들어선 3116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2002년 5월 입주했다. 남산과 매봉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산공원, 응봉근린공원 등과도 가까워 주변 환경이 쾌적하다.
서울 시내에서 남산을 가까이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단지라는 것이 주변 공인중개사 대표의 얘기다. 이 때문에 단지 내에서도 남산 조망권을 갖춘 동과 그렇지 않은 동은 2억 5000만원~3억원(전용면적 114㎡ 기준)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

산이 바로 보이는 동과 산과 강이 함께 보이는 더블 조망권을 가진 동의 인기가 가장 좋다. 아파트 지대도 높아 저층부터 고층까지 남산을 조망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지하철역과의 접근성 보다도 조망권이 뛰어난 동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같은 면적임에도 단지 근처 서울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과 가장 가까이 자리한 동보다 남산 조망이 가능한 동이 2억원 가량 비싸다.
최근 사례를 보더라도 면적이 같으면서 남산이 조망되는 동(84㎡)은 6억7500만원, 그렇지 않은 동은 5억4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굿모닝공인 고명희 대표는 "남산타운 아파트는 부촌인 한남동과 인접해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해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며 "주변에도 유흥시설이 거의 없고 주거여건도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을 이용하면 남산타운 아파트에서 반얀트리호텔, 장충단고개, 성곽길, 국립극장을 거쳐 바로 남산으로 갈 수 있다.
이밖에도 단지내 스포츠 센터, 테니스장 등 운동시설과 조경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남산타운 아파트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