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현대엔지니어링이 2013년 9월 준공한 투르크메니스탄 가스탈황설비 전경.
사진은 현대엔지니어링이 2013년 9월 준공한 투르크메니스탄 가스탈황설비 전경.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건설 수주 1위에 올라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57억6,878만달러의 해외건설 물량을 수주 1위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56억4,705만달러를 수주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GS건설(55억4,283만달러), SK건설(43억2,402만달러), 현대건설(34억158만달러) 순 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00년대에는 해외수주 실적이 10위~20위권내에 머물렀으나, 설계(Engineering) 위주의 사업구조에 탈피하고 본격적으로 설계 구매 시공(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일괄 사업 수주에 나선 2009년 이후부터 10위권내를 차지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3년 52억6,977달러로 해외 수주 실적 4위를 기록해 5위권내에 진입하고 2014년 96억4,964만달러로 2위를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 드디어 해외건설 수주 1위를 달성, 건설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돋보이는 실적을 보였다는 평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해 시공능력을 확보한데다 중동 중심의 수주 관행에서 벗어나 해외 수주 시장 다변화를 추진한 것이 수주실적 1위에 오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략 거점 지역인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에서만 44억3,934만달러를 수주, 지난해 총 수주액의 77%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중동 아랍에미리트에서 기존 공사에 대한 변경 계약분 3,200만달러만 기록해 전체의 0.5%에 불과했다.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2011년 이후부터는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유함으로써 해외건설의 전통적인 텃밭이었던 중동, 동남아 지역 외 신흥 개발 국가로의 진출도 수주실적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의 경제외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수주 실적을 뒷받침했다.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CIS 3개국(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순방의 영향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대한 현지 정부의 조기 승인을 이끌어내는 등 가시적인 지원이 있었다.

작년에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답방해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스액화처리시설,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등의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당분간 세계경제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발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성장과 집중을 통한 시장다변화 전략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