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돈 좀 벌어봅시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 "월급쟁이도 투자해야 돈 번다…해외비중 70%로"
“월급쟁이가 저축으로만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까요. 투자를 일상화하지 않으면 힘들 겁니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저 같은 기자도 부자가 될 수 있느냐”는 다소 우둔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응답하라 1988’의 대사를 인용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드라마에 은행원으로 등장하는 성동일 씨가 이런 말을 합니다. ‘은행 이자가 쪼까(조금) 내려서 연 15%밖에 안 된다’ 구요. 그런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3 대 7 원칙 꼭 지켜라

미래에셋그룹 창업 3인방(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중 한 명인 최 부회장은 19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CEO) 시절, 국내에서 이름조차 생소하던 적립식펀드 열풍을 주도하며 이름을 알렸다. 온라인 주식거래와 뮤추얼펀드 등도 선도적으로 도입, 지난 20여년 동안 국내 투자문화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그는 한 푼의 이자라도 더 받기 위해 여기저기 은행을 옮겨다니는 샐러리맨들을 향해 “그런 식으로는 결코 돈을 불릴 수 없다”며 “가까운 시일 내 써야 할 데가 있으면 저축을 해야겠지만 5년 뒤, 길게 노후를 바라본다면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축은 돈을 한 곳에 가둬 생명력을 잃게 하지만 투자는 이 돈을 움직여 또 다른 생명을 창출해 낸다고 덧붙였다.

최 부회장은 특히 젊은이들이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연 8~10%는 대박에 가까운 수익률입니다. 은행 이자가 연 1%대인 상황에서 투자를 안하고 이런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욕심이죠. 요즘 은퇴 준비에 나선 세대가 겪는 어려움도 금융환경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생겨나는 겁니다.”

투자를 결심했으면 국내만 쳐다보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삼성전자나 포스코가 좋은 기업인 건 맞지만 담장 밖(해외)으로 눈을 돌려보면 (투자 대상으로서) 더 좋은 기업은 얼마든지 있다”며 “금융 자산 비중을 국내 30%, 해외 70%로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자신도 재테크를 위해 ‘3(국내) 대 7(해외)’ 법칙을 철저히 지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자산 비중 70% 중 미국을 1순위, 중국을 2순위로 두고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이머징·분산투자

최 부회장은 투자를 하기 전 ‘CDE’를 가슴속에 새겨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CDE란 소비자(consumer)와 분산(distribution), 이머징(새롭게 떠오르는·emerging)을 뜻한다. 최 부회장은 “중국이 생산 중심의 경제에서 소비 중심의 경제로 변하고 있다”며 “국내외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이 계속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이머징은 신흥국 등 지역적인 의미뿐 아니라 드론, 사물인터넷(IoT), 무인자동차, 가상현실과 같은 새로운 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라며 “소비자와 이머징을 적절히 조합해 ‘분산 투자’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30대 시절로 돌아간다면 재테크보다 세테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위험 투자로 ‘한 방’에 돈을 버는 것보다 비과세혜택 같은 ‘잔펀치’로 차곡차곡 돈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은행 이자가 연 1%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세테크로 1~2%만 아껴도 큰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비과세 상품을 찾아 한도를 먼저 채우는 게 재테크의 첫 번째 원칙”이라고 말했다

금융 교육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자녀가 어릴 적부터 통장을 개설해주고 펀드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 등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만 부회장은

▷1961년 전남 강진 출생
▷1989년 동원증권 입사
▷1990년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6년 동원증권 서초지점장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19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7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2011년 미래에셋증권 이사회 의장
▷20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김우섭/허란 기자 duter@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