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풍당당' 롯데백화점 이주현 씨 공채 출신 첫 여성 점장에 임명
롯데백화점에서 사상 첫 공채 출신 여성 아울렛 점장이 탄생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8일 시행한 보직인사에서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장으로 임명된 이주현 점장(39·사진)이 주인공.

이 점장은 연세대 의류환경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롯데그룹 공채로 입사한 뒤 개성 있는 여성복 브랜드를 발굴해 백화점에 입점시킨 여성복 전문가로 꼽힌다. 북유럽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모은 ‘NULL’과 이탈리아 잡화로 꾸민 ‘11:55’ 같은 편집숍을 통해 경쟁 업체와 차별화되는 롯데만의 여성복 매장을 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점장은 “공채 출신 첫 아울렛 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며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점을 더 활기차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과 아울렛의 점장은 수석(차장)급 이상이 맡으며 아울렛의 절반 크기인 롯데영플라자 점장은 책임(과장)급이 담당한다. 작년 인사에선 한정희 대구 영플라자점장(37)이 공채 출신으로 처음 영플라자점장에 임명돼 관심을 모았다.
'여풍당당' 롯데백화점 이주현 씨 공채 출신 첫 여성 점장에 임명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내 여성 점장 수는 7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이 점장과 함께 김옥자 아울렛 고양터미널점장(40)이 처음 점장으로 임명됐다. 임원으로 승진한 김영희 상무(46)는 아울렛 서울역점장에서 백화점 분당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울렛 청주점을 맡았던 김지윤 점장(43)은 백화점 대구 상인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최초 여성 백화점 점장으로 발탁됐던 이민숙 관악점장(44)과 이주영 안산점장(47) 등 기존 여성 점장 5명은 모두 유임됐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 점장을 포함한 영업현장 관리직에 우수한 여성 인재를 배치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70%와 직원의 6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여성 임직원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2020년까지 간부사원의 30%는 여성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그 가운데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반드시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약속에 따라 201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4명의 여성 임원을 새로 발탁했다. 여성들이 일하기 좋도록 출산휴가 후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육아휴직을 쓰는 ‘자동육아 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제과 등 주요 계열사는 여직원들이 2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박완수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은 “여성 임원이나 CEO가 될 인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