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최대 실적에도…기본급 인상 요구액 절반으로 낮춘 도요타 노조
도요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봄 노사협상에서 기본급 인상 요구액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되지만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과 그룹 내 부품 계열사 간 임금 격차를 감안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노조는 올봄 노사협상에서 기본급 월 3000엔(약 3만8500원)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월 6000엔)의 절반 수준이다. 작년엔 월 6000엔 인상을 요구해 2002년 이후 최대 인상폭인 4000엔을 올리는 것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도요타 노조는 조합 내 논의를 거쳐 2월 중순께 요구안을 정식 결정할 예정이다.

다른 자동차 업체인 닛산자동차 노조도 작년에는 월 6000엔 인상을 제안했지만 올해는 3000엔으로 낮추기로 했다.

도요타는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에 매출 27조5000억엔, 순이익 2조2500억엔을 예상하고 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20엔대까지 떨어지면서 엔화 약세 효과를 본 데다 미국 경기 회복으로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도요타 노조는 올해 경제가 작년에 비해 녹록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도요타의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소비세율 인상에 따라 물가가 오른 지난해와 달리 최근엔 물가가 안정적이고, 지난해 그룹 내 부품 계열사의 임금 인상폭이 적어 도요타와의 임금 격차가 확대된 점도 노조가 요구액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최대 조합원을 보유한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 노조의 기본급 인상폭 축소 움직임이 전기·전자 등 다른 업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