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장속도 뒷걸음질…3년만에 5계단 하락 26위
미국, 23계단 뛰어 20위…중국·인도는 각각 2위, 5위
"한국 '샌드위치' 전락 위험…노동유연화·규제개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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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순위 하락은 주요 경쟁국은 물론 세계 경제 성장 수준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 속도 때문이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 증가율(추정)은 2.25%로 2014년 2.89%에 비해 감소했다. 또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비중 증가율도 2014년 5.51%에서 지난해 4.25%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후발 산업국인 한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에 뒤처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세계 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24.8%였다. 2014년 22.7%에서 2%포인트 이상 오른 것으로 2000년대 초반 수준인 25% 선에 육박했다.
중국과 인도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은 추격지수 93점을 기록하며 순위가 7위에서 2위로 크게 올랐다. 인도는 지난해 5.8%가 넘는 1인당 GDP 증가율에 힘입어 해당 순위가 8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반면 중국·인도와 함께 브릭스(BRICs) 멤버인 러시아와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주요 20개국(G20) 중 이들 국가만 추격지수와 추격속도지수 모두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추격속도가 이대로 둔화하면 멀찍이 달아나는 미국 등 선진국과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인도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추격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기업을 탄생시키고 있는 미국을 주목해야 한다”며 “규제 혁파를 기치로 내걸고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인도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경제추격속도지수
한 국가의 소득 수준과 경제 규모가 다른 국가들보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만약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한 해 5% 이상 고성장했더라도 다른 국가들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면 해당 지수는 낮게 나온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