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삼성과 전기차 협력 강화할 것"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사진)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 등에서 삼성과의 협력관계를 더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크루거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과의 협력관계는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BMW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BMW 뉴 7시리즈’의 터치 커맨드 시스템에 태블릿을 납품하고 있다.

크루거 회장은 “전기차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삼성과의 파트너십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다른 한국 기업과도 협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BMW그룹의 한국 1차 협력업체는 22개며, 이들이 4년간 BMW에 공급할 규모는 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BMW는 한국에서 서비스 개선을 위해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BMW는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5만5000대 이상 팔았다. 하지만 지난해 ‘한경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렉서스와 메르세데스벤츠에 뒤져 3위에 그치는 등 판매에 비해 서비스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사장은 “BMW 49곳, 미니 20곳인 서비스센터를 올해 10곳가량 늘릴 것”이라며 “서비스센터 작업대도 1000개 수준에서 약 1200개로 20%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거 회장은 “한국이 BMW에 여덟 번째 큰 시장”이라며 “판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고용과 투자도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4500명 수준인 고용인원을 올해 5500명으로 1000명 늘린다”며 “연구개발(R&D)센터, 부품센터 등에 올해 215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는 내년 완공되는 인천 송도의 BMW콤플렉스(가칭)에도 45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크루거 회장은 “올해가 BMW 창립 100년이 되는 해여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모델을 잇달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선보일 신모델은 뉴 X1과 다수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고성능 M2 쿠페 등이다. 그는 △브랜드 관리와 디자인 △고객 지향 △전기차 △디지털화와 연결성(connectivity)을 통한 기술 혁신 등 4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위치기반 서비스 등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키아의 지도 사업부문인 히어(HERE)를 벤츠, 아우디와 함께 공동 인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BMW코리아가 지난 20년간 올린 성과를 축하하고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디트로이트모터쇼 일정을 취소하고 방한했다. 이날 BMW코리아 임직원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고 보육원인 강남드림빌을 방문해 컴퓨터 20대를 기증한 뒤 기자간담회와 경영진 면담까지 마치고 12일 새벽 독일로 출발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