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숙련 조종사 이직 문제없나…항공업계 "신규 육성·채용 확대로 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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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수요 증가로 이동 많아…국내외 인력채용 경쟁 치열해질 듯
국내 민간항공사의 조종사 이직으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통상 수십 여명에 불과하던 조종사 이직 숫자가 지난해 200여명까지 증가했다. 최근 중국에 이어 중동과 태국 항공사까지 이직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는 항공기 등 하드웨어기기 성장 폭에 비해 조종사 수급이 따라주지 않는 중국 항공시장, 자금력을 바탕으로 항공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중동 항공사들의 약진 등 세계 항공시장의 지속적인 팽창에 숙련 조종사들의 이직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항공시장도 저비용 항공사(LCC)가 늘어나며 조종사 수요가 대폭 늘어 조종사 이직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조종사 이직 현상으로 조종사 수급 문제는 물론 안전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조종사 수요 증가…활발한 이직 환경 조성
14일 국토교통부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시장은 지난 5년간 항공교통량 기준으로 연평균 6% 이상 꾸준히 성장했다. 2004년 176대에 불과했던 국적항공사의 항공기 대수는 2016년 기준 300대를 훌쩍 넘었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민간항공사 조종사 숫자는 총 5280명이다.
각 항공사들이 활발히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2016년 이후 매년 400여명의 조종사들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5개 저비용 항공사는 조종사 확보를 위한 노력도 쟁점이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두 번째로 설립한 LCC 업체인 에어서울이 작년 말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받고 올 2분기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조종사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의 항공사들은 매년 팽창하는 여행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노선을 늘리고 항공기를 사들이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기장이 부족하면 운항허가 자체를 내주지 않는 중국 당국의 입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과정에서 높은 급여를 제시하며 국내 조종사 인력 시장을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인력 수급 경쟁은 국내 조종사들의 몸값을 올리고, 조종사들이 이전보다 더욱 활발히 새 일자리를 찾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항항공은 2013년 21명의 조종사가 타사로 이직한 이후 2014년 16명에서 지난해는 122명으로 급증했다. 작년 이직자 중 국내 LCC 항공사로 이직한 수는 75명, 중국 항공사는 46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로의 이직이 크게 증가한 것은 단기간 내 부기장에서 기장으로의 승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에서는 안전과 경험을 중시해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진하는데 약 10년이 소요되는 반면, LCC들은 4년 정도면 기장 승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연간 350명 민간조종사 양성
국내 조종사 유출에 주요 항공사들은 채용 규모를 늘리고 타사 경력자나 외국인 조종사에 이르기까지 채용 채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년 사이 조종사 채용 인력을 늘려 2013년 161명, 2014년 182명에서 지난해 237명으로 확대했다.
조종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조성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양성되고 있는 민간 조종사 인력은 연간 350명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1500명의 조종인력을 국내에서 양성한다는 목표로 2014년부터 무안공항의 활주로와 격납고를 국내 민간대학에 제공하고 올해는 울진비행훈련원과 연계해 제트교육과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울진비행훈련원에서만 항공대 인원 70명,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인원 70명 등 연간 140명의 민간 조종사가 배출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2003년 한국항공대 비행훈련원으로 모든 조종훈련생 교육과정을 이관, 항공대의 순수 민간 전문교육프로그램인 APP(에어라인 파일롯 프로그램) 과정으로 연간 60여명의 신규 조종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부터 한서대학교와 손잡고 조종사 자체양성 프로그램인 '운항인턴제도'를 통해 한해 20명의 조종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밖에 7개 항공사에서 사설비행학교 출신의 인력 130명을 선발한다.
◆ 조종사 이직 세계적 트렌드
일부에서는 조종사들의 이직이 활발해짐에 따라 기량이 부족한 조종사들이 이를 대체해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선 조종사들의 이직은 국내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닌 조종사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계 항공사가 직면하고 있는 추세로 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조종사 이직 트렌드를 사전에 인지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채용 채널을 다양화 하는 등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면서 "우수 국내 조종사를 육성하고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업계는 항공기 등 하드웨어기기 성장 폭에 비해 조종사 수급이 따라주지 않는 중국 항공시장, 자금력을 바탕으로 항공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중동 항공사들의 약진 등 세계 항공시장의 지속적인 팽창에 숙련 조종사들의 이직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항공시장도 저비용 항공사(LCC)가 늘어나며 조종사 수요가 대폭 늘어 조종사 이직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조종사 이직 현상으로 조종사 수급 문제는 물론 안전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조종사 수요 증가…활발한 이직 환경 조성
14일 국토교통부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시장은 지난 5년간 항공교통량 기준으로 연평균 6% 이상 꾸준히 성장했다. 2004년 176대에 불과했던 국적항공사의 항공기 대수는 2016년 기준 300대를 훌쩍 넘었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민간항공사 조종사 숫자는 총 5280명이다.
각 항공사들이 활발히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2016년 이후 매년 400여명의 조종사들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5개 저비용 항공사는 조종사 확보를 위한 노력도 쟁점이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두 번째로 설립한 LCC 업체인 에어서울이 작년 말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받고 올 2분기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조종사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의 항공사들은 매년 팽창하는 여행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노선을 늘리고 항공기를 사들이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기장이 부족하면 운항허가 자체를 내주지 않는 중국 당국의 입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과정에서 높은 급여를 제시하며 국내 조종사 인력 시장을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인력 수급 경쟁은 국내 조종사들의 몸값을 올리고, 조종사들이 이전보다 더욱 활발히 새 일자리를 찾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항항공은 2013년 21명의 조종사가 타사로 이직한 이후 2014년 16명에서 지난해는 122명으로 급증했다. 작년 이직자 중 국내 LCC 항공사로 이직한 수는 75명, 중국 항공사는 46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로의 이직이 크게 증가한 것은 단기간 내 부기장에서 기장으로의 승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에서는 안전과 경험을 중시해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진하는데 약 10년이 소요되는 반면, LCC들은 4년 정도면 기장 승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연간 350명 민간조종사 양성
국내 조종사 유출에 주요 항공사들은 채용 규모를 늘리고 타사 경력자나 외국인 조종사에 이르기까지 채용 채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년 사이 조종사 채용 인력을 늘려 2013년 161명, 2014년 182명에서 지난해 237명으로 확대했다.
조종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조성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양성되고 있는 민간 조종사 인력은 연간 350명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1500명의 조종인력을 국내에서 양성한다는 목표로 2014년부터 무안공항의 활주로와 격납고를 국내 민간대학에 제공하고 올해는 울진비행훈련원과 연계해 제트교육과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울진비행훈련원에서만 항공대 인원 70명,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인원 70명 등 연간 140명의 민간 조종사가 배출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2003년 한국항공대 비행훈련원으로 모든 조종훈련생 교육과정을 이관, 항공대의 순수 민간 전문교육프로그램인 APP(에어라인 파일롯 프로그램) 과정으로 연간 60여명의 신규 조종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부터 한서대학교와 손잡고 조종사 자체양성 프로그램인 '운항인턴제도'를 통해 한해 20명의 조종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밖에 7개 항공사에서 사설비행학교 출신의 인력 130명을 선발한다.
◆ 조종사 이직 세계적 트렌드
일부에서는 조종사들의 이직이 활발해짐에 따라 기량이 부족한 조종사들이 이를 대체해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선 조종사들의 이직은 국내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닌 조종사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계 항공사가 직면하고 있는 추세로 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조종사 이직 트렌드를 사전에 인지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채용 채널을 다양화 하는 등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면서 "우수 국내 조종사를 육성하고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