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파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 안산에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오토젠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파견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아니라 일자리 기회가 부족한 중장년층 근로자 등 취약계층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견법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주장과 달리 중장년층 근로자를 위한 법이라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선진국은 기간제·파견근로를 많이 쓰는데, 우리는 규제 때문에 다단계 하도급을 쓰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근로자 간 임금격차가 심화하고, 현장에서는 ‘일시·간헐적 사유에 활용하는 파견’(최장 6개월)을 돌려쓰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견근로라도 1년 이상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음성적인 하도급을 지양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 근로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파견근로자와 사업주도 파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한 40대 근로자는 “정규직이 되고 싶어도 나이가 걸림돌이 돼 파견근로를 할 수밖에 없다”며 “제조업에서는 파견이 최장 6개월간 예외적으로만 허용돼 1년을 채울 수 없어 퇴직급여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경기 안산 시화공단 내 중소기업 A사 대표는 “지속적으로 구인광고를 내도 청년이나 내국인이 기피하는 영세 중소기업의 특성 때문인지 내국인은 거의 뽑지 못한다”며 “정규직을 채용하고 싶어도 오려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최장 6개월의 파견 규제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