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종로 '고수'…안대희 마포갑 '수용'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른바 당내 빅샷(유력인사)들에게 요청한 ‘험지 출마’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5일 김 대표의 험지 출마 요구에 불복하고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반면 안대희 전 대법관은 부산 해운대 출마 의사를 접고 김 대표 요구대로 서울 마포갑에 출마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득 마음이 정화되며 정리된 느낌이 들었다. 이분들(종로구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완주해달라며 손을 꽉 잡던 어르신들, 그분들을 위해 뛰고 싶다”며 “그분들의 생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종로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오 전 시장은 한 달 동안 고민해온 시간을 언급하며 “조금 더 어려운 곳에서 야당 거물을 상대해 수도권 총선 판세를 견인해달라는 당대표의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를 비롯한 도심이 살아야 서울이 산다는 생각과 강남북 균형 발전의 핵심은 종로라고 판단했다”며 “이제 고민이 거의 마무리돼 간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 측근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14일 오 전 시장을 만나 종로 대신 서울 강북의 다른 지역에 나가달라고 요구했지만 오 전 시장이 종로 완주 의사를 재차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17일께 출마 지역구를 확정해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 전 대법관은 김 대표 요청에 따라 이날 ‘여당 험지’ 중 한 곳인 서울 마포갑 출마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에 있는 숭문중학교를 졸업해 지역 연고가 있는 안 전 대법관은 이르면 주말께 출마 지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