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유가·환율·외국인' 3대 리스크 점검…대응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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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이른바 3대 리스크(유가·환율·외국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하지만 "3대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인이 다시 매수하면 증시의 방향성은 뚜렷해 질 수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주 후반엔 현대차 등 주요 수출주(株)의 기업실적이 발표되기 때문에 실적 기대주 위주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 매서운 '셀 코리아'…외국인, 사실상 33일째 팔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두 달 동안 '셀 코리아(Sell korea)'를 외치고 있다. 이날도 오전 10시30분 현재 개장 이후로 710억원 이상 순매도 중이다.
이들은 이달 6일 시간외 대량매매(한국항공우주 블록딜)에 따른 일시적인 매수 우위 기록(1641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33거래일째 보유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역대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최장 기록 역시 33거래일(2008년 6~7월)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사우디, 중국, 호주, 유럽계 순으로 컸다. 특히 2015년 11~12월 두 달 연속 사우디, 중국, 호주계 자금의 이탈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은 이날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는 국제유가 급락(사우디)과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환율 약세(중국·호주)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금이탈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제유가와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이슈가 단기에 해소될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당 국가의 한국 증시 이탈은 좀 더 진행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동계 자금의 매도세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중동계 자금의 매도세가 매섭지만 사실 주가는 이들을 뺀 외국인의 매매추이와 연동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매에서 중동(3%) 중국(1%)계의 파워는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황에 따라 움직이는 나머지 자금(96%)의 향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는 "이들 국가의 매도세가 분명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이보다 매크로 변화에 따른 다른 외국인의 매매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점진적인 주식 매수가 효과적인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국내 증시에서 가장 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계 자금과 싱가폴 자금은 오히려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기타 투자 비중이 높은 영국계와 룩셈부르크 등 유럽계 자금의 유출 규모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유가의 급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에 진입 중"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국제유가 역시 저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날에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29달러 아래로 떨어져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증시 역시 이 영향으로 에너지 업종이 동반 하락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렇지만 "작년 8월과 유사한 유가의 저점이 형성되고 있다"며 "유가의 급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2015년 8월말 유가의 급반등은 금융시장 안정과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여전히 공급 과잉 우려가 높지만 지난해 8월처럼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의 원유생산량과 석유시추설비 수를 비교해 보면 유가의 반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시추설비가 줄어들고 6개월 정도 후행한 2015년 8월께 미국의 원유생산이 늘었다"며 "이 설비가 2015년 8월부터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6년 2월께 미국 내 원유생산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위안화·원화 약세 '진정'…"中 경기부양책 기대 확산"
'자금 이탈' 공포를 불러온 위안화 약세와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도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상당수다.
여기에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률이 7%를 밑돌면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중국 증시가 뛰어오른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춘절을 앞둔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 내 가득하다"면서 "무엇보다 중국 인민은행은 금융시장에 6000억 위안(약 11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오는 25일부터 역외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역내 위안화 지급준비율을 적용키로 했는데 이는 위안화 투기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와 위안화는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2월초에 예정된 1월 외환보유액이 우려에 비해 덜 줄어든다면 중국에 대한 시장의 우려 자체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다.
◆ '코스피 비중확대'와 '환율 수혜' 실적주로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따라서 증시 반등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권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연초 급락에 따라 코스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지지라인에 이미 진입했다.
이하연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발(發) 금융불안과 경기부진이 겹친 지난해 8월24일 저점(1800)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를 적용한 코스피 지지선은 1894~1887(확정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이라고 말했다.
실적 시즌에 발맞춰 원·달러 환율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출주 위주의 대응도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남기윤 동부증권 퀀트전략 연구원은 "4분기 국내 기업의 영업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실적 부진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낮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환율이 시장 대응에 해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남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율을 고려한 국내 증시는 매우 싸다"면서 "지금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환율 수혜주는 좋은 주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 기아차 고려아연 LG디스플레이 메디톡스 한세실업 LG이노텍 SK케미칼 LG생명과학 유니드 등이 단기 투자 유망주로 꼽혔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증시전문가들은 하지만 "3대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인이 다시 매수하면 증시의 방향성은 뚜렷해 질 수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주 후반엔 현대차 등 주요 수출주(株)의 기업실적이 발표되기 때문에 실적 기대주 위주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 매서운 '셀 코리아'…외국인, 사실상 33일째 팔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두 달 동안 '셀 코리아(Sell korea)'를 외치고 있다. 이날도 오전 10시30분 현재 개장 이후로 710억원 이상 순매도 중이다.
이들은 이달 6일 시간외 대량매매(한국항공우주 블록딜)에 따른 일시적인 매수 우위 기록(1641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33거래일째 보유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역대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최장 기록 역시 33거래일(2008년 6~7월)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사우디, 중국, 호주, 유럽계 순으로 컸다. 특히 2015년 11~12월 두 달 연속 사우디, 중국, 호주계 자금의 이탈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은 이날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는 국제유가 급락(사우디)과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환율 약세(중국·호주)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금이탈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제유가와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이슈가 단기에 해소될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당 국가의 한국 증시 이탈은 좀 더 진행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동계 자금의 매도세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중동계 자금의 매도세가 매섭지만 사실 주가는 이들을 뺀 외국인의 매매추이와 연동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매에서 중동(3%) 중국(1%)계의 파워는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황에 따라 움직이는 나머지 자금(96%)의 향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는 "이들 국가의 매도세가 분명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이보다 매크로 변화에 따른 다른 외국인의 매매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점진적인 주식 매수가 효과적인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국내 증시에서 가장 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계 자금과 싱가폴 자금은 오히려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기타 투자 비중이 높은 영국계와 룩셈부르크 등 유럽계 자금의 유출 규모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유가의 급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에 진입 중"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국제유가 역시 저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날에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29달러 아래로 떨어져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증시 역시 이 영향으로 에너지 업종이 동반 하락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렇지만 "작년 8월과 유사한 유가의 저점이 형성되고 있다"며 "유가의 급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2015년 8월말 유가의 급반등은 금융시장 안정과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여전히 공급 과잉 우려가 높지만 지난해 8월처럼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의 원유생산량과 석유시추설비 수를 비교해 보면 유가의 반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시추설비가 줄어들고 6개월 정도 후행한 2015년 8월께 미국의 원유생산이 늘었다"며 "이 설비가 2015년 8월부터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6년 2월께 미국 내 원유생산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위안화·원화 약세 '진정'…"中 경기부양책 기대 확산"
'자금 이탈' 공포를 불러온 위안화 약세와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도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상당수다.
여기에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률이 7%를 밑돌면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중국 증시가 뛰어오른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춘절을 앞둔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 내 가득하다"면서 "무엇보다 중국 인민은행은 금융시장에 6000억 위안(약 11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오는 25일부터 역외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역내 위안화 지급준비율을 적용키로 했는데 이는 위안화 투기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와 위안화는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2월초에 예정된 1월 외환보유액이 우려에 비해 덜 줄어든다면 중국에 대한 시장의 우려 자체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다.
◆ '코스피 비중확대'와 '환율 수혜' 실적주로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따라서 증시 반등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권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연초 급락에 따라 코스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지지라인에 이미 진입했다.
이하연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발(發) 금융불안과 경기부진이 겹친 지난해 8월24일 저점(1800)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를 적용한 코스피 지지선은 1894~1887(확정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이라고 말했다.
실적 시즌에 발맞춰 원·달러 환율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출주 위주의 대응도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남기윤 동부증권 퀀트전략 연구원은 "4분기 국내 기업의 영업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실적 부진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낮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환율이 시장 대응에 해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남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율을 고려한 국내 증시는 매우 싸다"면서 "지금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환율 수혜주는 좋은 주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 기아차 고려아연 LG디스플레이 메디톡스 한세실업 LG이노텍 SK케미칼 LG생명과학 유니드 등이 단기 투자 유망주로 꼽혔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