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바이로메드 연구개발총괄사장 "약 하나로 4개 질환 치료…유전자치료제 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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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강소기업 - 김선영 바이로메드 연구개발총괄사장
유전자치료제 개발업체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 4개 질환 동시 임상시험
미국업체와 항암제 기술이전
개발 성공 땐 질환당 최대 4800만달러…암 치료 기술 잠재력 입증
유전자치료제 개발업체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 4개 질환 동시 임상시험
미국업체와 항암제 기술이전
개발 성공 땐 질환당 최대 4800만달러…암 치료 기술 잠재력 입증
처음에는 국내 제약사에 유전자 치료제 기술을 팔 생각이었다.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많이 하는 제약사 7곳의 문을 두드렸다. 신약 개발 경험이 거의 없던 제약사들은 하나같이 손사래를 쳤다. ‘기술이 사장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체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바이로메드가 지난 20년간 유전자 의약품 한우물을 파게 된 이유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지분율 10.84%)인 김선영 연구개발총괄(CSO) 사장은 “1996년 창업을 할 때만 해도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다”며 “치료제를 개발하면 완전히 새로운 신약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임상 3상 앞둬
바이로메드는 유전자 치료제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를 재료로 하는 의약품이다. 치료가 필요한 조직에 유전자가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달되는지가 중요하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인 김 사장은 독자적 유전자 전달 기술을 개발해 신약에 적용했다. 대표 치료제가 ‘VM202’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허혈성 지체질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허혈성 심장질환 등 4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허혈성 지체질환은 치료제 상용화를 눈앞에 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시험 3상 시작을 승인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 환자 15%가 앓는 신경 손상 질환이다.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는 있지만 원인을 치료하는 약은 없다. 다리 혈관이 막혀 심한 경우 절단해야 하는 허혈성 지체질환도 효과적 치료제가 없다.
김 사장은 “VM202는 신경을 재생하고 혈관을 만들어 이들 질환의 원인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라며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원인 등이 비슷해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바이로메드는 임상시험 3상을 준비하면서 해외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협상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자체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게릭병은 올해 안 미국에서 마지막 임상시험을, 심장질환은 국내에서 임상시험 2상을 각각 계획 중이다.
◆R&D 중심의 신약회사
자금난에 시달린 적도 있다. 그때마다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1999년 이민화 당시 벤처기업협회장(현 KAIST 교수)이 운영하던 벤처캐피털 무한기술투자에서 15억원을 투자했다. 이듬해 일본 생명공학 회사인 다카라바이오가 100억원 이상 투자했다. 김 사장은 “기술을 높이 평가한 투자였다”며 “건강기능식품, 천연물 신약 등으로 현금을 벌어 신약 개발에 썼다”고 말했다. 바이로메드는 지난해 매출 61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올렸다.
바이로메드는 최근 미국 바이오 회사인 블루버드바이오에 항암제 관련 유전자 기술을 이전했다. 몸속 면역세포인 T세포가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계약금은 100만달러다. 앞으로 개발 상황에 따라 질환 1개 당 최대 48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기술 이전이 이뤄졌다. 김 사장은 “1년 반 정도 실험 결과만 가지고 계약이 이뤄졌다”며 “현재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제가 없는 다양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10년 대표를 사임하고 R&D에 집중하기 위해 CSO를 맡았다. 바이로메드는 10여년 뒤 내놓을 신약 개발에도 착수했다. 김 사장은 “신경질환, 심혈관질환, 암 등에 효과가 있는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도 개발 하고 있다”며 “R&D를 강화해 세계적 유전자치료 전문 신약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지분율 10.84%)인 김선영 연구개발총괄(CSO) 사장은 “1996년 창업을 할 때만 해도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다”며 “치료제를 개발하면 완전히 새로운 신약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임상 3상 앞둬
바이로메드는 유전자 치료제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를 재료로 하는 의약품이다. 치료가 필요한 조직에 유전자가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달되는지가 중요하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인 김 사장은 독자적 유전자 전달 기술을 개발해 신약에 적용했다. 대표 치료제가 ‘VM202’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허혈성 지체질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허혈성 심장질환 등 4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허혈성 지체질환은 치료제 상용화를 눈앞에 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시험 3상 시작을 승인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 환자 15%가 앓는 신경 손상 질환이다.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는 있지만 원인을 치료하는 약은 없다. 다리 혈관이 막혀 심한 경우 절단해야 하는 허혈성 지체질환도 효과적 치료제가 없다.
김 사장은 “VM202는 신경을 재생하고 혈관을 만들어 이들 질환의 원인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라며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원인 등이 비슷해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바이로메드는 임상시험 3상을 준비하면서 해외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협상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자체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게릭병은 올해 안 미국에서 마지막 임상시험을, 심장질환은 국내에서 임상시험 2상을 각각 계획 중이다.
◆R&D 중심의 신약회사
자금난에 시달린 적도 있다. 그때마다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1999년 이민화 당시 벤처기업협회장(현 KAIST 교수)이 운영하던 벤처캐피털 무한기술투자에서 15억원을 투자했다. 이듬해 일본 생명공학 회사인 다카라바이오가 100억원 이상 투자했다. 김 사장은 “기술을 높이 평가한 투자였다”며 “건강기능식품, 천연물 신약 등으로 현금을 벌어 신약 개발에 썼다”고 말했다. 바이로메드는 지난해 매출 61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올렸다.
바이로메드는 최근 미국 바이오 회사인 블루버드바이오에 항암제 관련 유전자 기술을 이전했다. 몸속 면역세포인 T세포가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계약금은 100만달러다. 앞으로 개발 상황에 따라 질환 1개 당 최대 48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기술 이전이 이뤄졌다. 김 사장은 “1년 반 정도 실험 결과만 가지고 계약이 이뤄졌다”며 “현재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제가 없는 다양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10년 대표를 사임하고 R&D에 집중하기 위해 CSO를 맡았다. 바이로메드는 10여년 뒤 내놓을 신약 개발에도 착수했다. 김 사장은 “신경질환, 심혈관질환, 암 등에 효과가 있는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도 개발 하고 있다”며 “R&D를 강화해 세계적 유전자치료 전문 신약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