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결제, 유로화 쓰게 하고 수주 땐 프로젝트 금융 지원을"

업계, 수출 확대 간담회서 건의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왼쪽 두 번째)이 20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이란 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이란 현지에 법인이나 지사를 둔 기업 관계자에게 정부의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금융제재 해제로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는 유로화 결제, 건설 수주 시 프로젝트 금융 지원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우태희 2차관 주재로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이란 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란 현지에 법인이나 지사를 둔 대우인터내셔널 코오롱글로벌 SK네트웍스 현대종합상사 등 10개 대기업과 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의 임원이 참석했다. 우 차관은 간담회에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 경제제재 해제는 선박, 해운, 석유화학 업계에 새로운 기회”라며 “소비재 수출과 플랜트 수주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들은 이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이철환 SK네트웍스 전무는 “안정된 결제 시스템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지금은 원화로 결제하고 있어 불편한 점이 많다”며 “유로화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란에서 플랜트, 인프라 건설을 수주할 때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측에서 프로젝트 금융을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업계는 현지 거래처 정보망 확충도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이란 현지 정보망이 열악해 아직 믿을 만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거래처 신인도 등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란 시장에 대한 과당경쟁 우려도 있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건설업체와 종합상사가 한자리에 모인 만큼 해외건설협회를 컨트롤타워 삼아 불필요한 과당경쟁은 하지 말자고 약속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