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증시, 홍콩발 '자금 대탈출'
이번에는 홍콩달러화였다. 연초 위안화 평가절하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데 이어 위안화와 따로 놀던 홍콩달러화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중국 한국 일본 등 거의 모든 아시아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냈다. 홍콩달러화는 미국 달러화 움직임에 연동(페그)돼 그동안 강세를 보였다.

20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는 장중 한때 7915.17까지 하락하는 등 종일 약세를 보인 끝에 4.33% 떨어진 8015.44에 장을 마쳤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8000선이 무너진 것은 2009년 4월 이후 7년 만이다. 중국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에 홍콩 정부가 달러 페그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가세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홍콩달러 환율은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달러당 7.8229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3.71% 급락해 16,416.19로 장을 마쳤다. 일본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4년간 일본 증시에서 수익을 낸 중동 국부펀드와 투자자금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3% 하락한 2976.69, 한국 코스피지수는 2.34% 떨어진 1845.45, 코스닥지수는 1.7% 하락한 669.68로 장을 마쳤다.

홍콩H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내에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대거 원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이날 하루에만 약 5000억원어치의 ELS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이상은/송형석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