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다시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1% 이상 빠지며 16,000선마저 내줬다.

2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49.28포인트(1.56%) 내린 15,766.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00포인트(1.17%) 내린 1859.33에 장을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전날보다 5.26포인트(0.12%) 밀린 4471.69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앞선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던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했다.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가 장 후반 들어 나스닥의 반등으로 낙폭을 줄여나갔다.

다우지수는 한때 550포인트(3.4%) 급락해 작년 8월24일(장중 588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장 초반에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실망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보다 강도가 약한 중단기 유동성 공급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제 유가의 추락도 악재로 작용했다. 유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되면서 200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7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7% 떨어진 26.5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장 마감 뒤 최근월물이 되는 3월물 가격은 4.1% 내린 28.35달러에 끝났다.

다만 장마감 한 시간을 남기고 나스닥이 장중 한때 반등에 성공, 다른 지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가 반등을 주도했다.

애플과 MS는 장중 하락폭을 각각 3.4%와 2.9%까지 확대했다가 장마감께 0.17%와 0.45% 반등세로 마쳤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0.2%)를 제외한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에너지업종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2.9% 하락했다. 유틸리티(-2.3%), 금융(-2.1%), 통신(-1.6%), 필수소비재(-1.5%), 산업(-1.4%) 순으로 많이 밀렸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달러 강세와 에너지 비용 급락으로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보합(0)%이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상승,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시장 전망치는 0.2% 상승이었다.

미 상무부는 1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2.5% 줄어든 연율 115만채(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마켓워치 예상치(122만5000채)를 밑돈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일중 한때 지난해 9월1일 이후 가장 높은 32까지 상승했다가 전장과 비슷한 27 수준에서 마쳤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