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업무용 빌딩 거래가 부진했던 것과 달리 중소형(500억원 이하) 빌딩 시장은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억원 내외의 속칭 ‘꼬마빌딩’ 거래가 특히 많았다는 게 빌딩컨설팅업계 설명이다. 저금리가 장기화하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고정 수익을 겨냥한 개인 자산가들이 중소형 빌딩 구입에 대거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형 빌딩 조사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중소형 빌딩 거래금액은 5조5300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거래금액 3조2400억여원보다 41% 증가했다. 2013년 2조7100억여원의 두 배를 넘었다. 리얼티코리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 개인투자자들이 꼬마빌딩 투자에 뛰어들면서 중소형 빌딩 매매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 투자수익률은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보이며 2012년 연평균 6%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연평균 3.9%로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상품보다 수익률이 높고 투자 안정성도 높아 개인 자산가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도 중소형 빌딩 선호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선임연구원은 “중소형 빌딩은 매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가 더 늘어나면 적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초대형 빌딩 시장은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초대형 빌딩 거래 규모는 3조8000억여원으로 전년보다 33.5% 감소했다.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미국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