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전 공공기관의 '상생'…지역인재 채용률 27% '최고'
지난해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많은 지역인재를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종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가장 낮았다.

21일 국토교통부와 각 시·도가 조사한 ‘2015년 지역인재 채용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이전한 12개 도시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전체 모집인원 8928명 중 1132명으로 12.7%를 기록했다. 지역 인턴사원 채용률은 전체 7444명 중 1208명으로 16.2%였다.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이 27.3%로 가장 높았다. 전체 채용인원 337명 가운데 92명을 지역인재로 선발한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명 중 1명(50%), 한국자산관리공사는 70명 중 28명(40%),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17명 중 6명(35.3%)이 지역인재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35명 중 10명을 지역인재로 뽑았다. 박민 부산시 대외협력담당관실 주무관은 “금융과 해양, 영화 관련 공공기관들이 ‘전체 채용인원의 30%를 지역인재로 채용해 달라’는 부산시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채용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부산은 일찌감치 혁신도시 부지가 조성된 데다 다른 지역보다 대학이 많아 채용률이 높았다”며 “부산 인턴 채용률도 전체 404명 중 258명으로 63.9%를 기록해 앞으로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들은 전체 모집인원 615명 중 38명을 지역인재로 뽑았다. 채용률이 6.2%로 전국 최하위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산업연구원은 지역인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경남 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이 18.2%로 2위였고, 광주·전남 15.4%, 전북 14.8%, 충남 14.6%, 대구 13.8%, 충북 11.9%, 제주 10.3%, 울산 9.8%, 경북 9.7%, 강원 9.2% 순이었다.

인턴사원 채용률은 부산에 이어 충북 26.1%, 세종 25.5%, 울산 17.4%, 광주·전남 15.8%, 대구 14.4%, 전북 13.2%, 경남 11.5%, 경북 10.9%, 강원 7.4%, 제주 5.6% 순으로 나타났다. 충북혁신도시 관계자는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인재 채용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며 “지역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많이 채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우 울산발전연구원 경제산업팀장은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지역인재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며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이 지역인재로 10%를 뽑아 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욱 부산인적자원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광역권으로 묶어 지역인재를 채용하면 더 좋은 지역 인재를 다양한 공공기관에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