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사진)은 취임 후 1년3개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는 ‘식사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1일 “권 사장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며 “이미 울산 본사에 있는 구내식당 60여개를 전부 들렀다”고 전했다.

권 사장은 2014년 취임하자마자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는 일정을 잡기 시작했다. 취임 직후에는 약 50일간 40번 이상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했다. 이후에도 1주일에 한 번씩은 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다. 사내 미화원, 보안요원, 운전원 등을 사내 영빈관으로 초청해 함께 식사한 적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식사를 할 때 가장 편하게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개인적인 고민도 듣고 회사 경영 관련 제안도 많이 듣는다”며 “좋은 제안이 있으면 바로 메모를 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들과는 1 대 1로 식사를 하고 있다. 이미 200여명에 달하는 임원들과 최소 한 번 이상씩 식사를 했다. 임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회사의 경영방식에 대해 논의를 한다고 한 임원은 전했다.

권 사장은 회사 탈의실이나 목욕탕, 휴게실 등 현장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을 불쑥 찾기도 한다. 직원들이 이용하는 시설을 둘러보며 개선할 점을 찾으면서, 직원들과 편하게 대화하기 위해서다.

권 사장의 식사 스킨십은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시작됐다. 그는 당시 구내식당에서 현장 직원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권 사장의 스킨십 경영은 노사 화합으로 이어졌다.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2011년 무(無)파업 선언으로 화답했다.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어간 식사 스킨십도 지난해 임금협상 극적 타결 등의 한 배경이 됐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