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드림웍스의 흥행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감독 여인영)가 오는 28일 개봉해 설 연휴 관객들을 찾아간다. 2008년 ‘쿵푸팬더’(467만명), 2011년 ‘쿵푸팬더2’(506만명)에 이어 5년 만의 신작이다. 통통 튀는 반전 매력의 팬더곰 포와 호랑이 등 여러 동물들로 이뤄진 용의 전사들이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성취해가는 이 시리즈의 신작은 한층 강력한 악당과 풍성한 볼거리를 속도감 있게 펼쳐놓는다. 진정한 강자는 육체만 단련해선 안되고 정신적인 수행으로 완성된다는 동양 사상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재미와 교훈을 준다.

500년간 영혼계에 갖혀있는 쿵푸 달인 카이가 쿵푸계의 대사부 우그웨이를 꺾고 그의 기(氣)를 흡수해 인간계로 내려온다. 카이는 숙적 우그웨이가 이뤄놓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대항하는 이들은 하나씩 제압해 기를 빨아들인다. 용의 전사들도 제물이 된다. 이제 포는 카이를 능가하는 기를 키워야만 물리칠 수 있다. 포는 때마침 어릴 때 헤어진 친아버지 팬더를 만나 그와 함께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떠나 수련을 한다. 포를 빼앗길까 걱정하는 거위 양아버지도 동행해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는 우리에게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성장하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스승은 포에게 “할 수 있는 것만 한다면 발전할 수 없다”고 깨우쳐준다. 용의 전사들을 훈련시키는 임무를 맡기자 포가 싫다고 거절할 때 주는 가르침이다. 그저 동료들과 장난치면서 놀고 싶은 포는 무리한 훈련법으로 원성을 산다. 배우는 사람들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실수는 후반부에서 팬더들을 규합해 카이에게 맞설 때 교훈이 된다. 팬더들에게 쿵푸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각자의 장기를 최대한 살리도록 방향을 튼 것이다. ‘기’란 내부의 에너지는 자신의 참모습을 구현할 때 극대화되고, 그것들을 하나로 모아줄 때 최강이 된다는 깨달음이다. 진정한 에너지는 자신뿐 아니라 남들의 기대와 지원을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팬더들은 각자의 장기인 음식 먹기와 굴러서 이동하기 등으로 카이 일당과 맞선다.

다른 이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자신을 성찰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도 알려준다. 포가 고향을 찾아 그곳에서 다른 팬더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근본을 알아낸 뒤 악당과 맞서는 플롯도 이 때문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팬더 곰과 동양사상을 접목한 이야기를 할리우드가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점은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2편에 이어 3편까지 연출한 한국계 여인영 감독을 발탁할 만큼 할리우드는 개방적인 자세로 전 세계 재능있는 인재와 이야기를 발굴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낸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