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실주행 연비 '천차만별'…느긋한 운전자에 '추천'

정속 주행시 연비 좋고, 가속 잦으면 연비 '뚝' 떨어져

[ 안혜원 기자 ]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연비는 좋아도 주행 성능은 떨어지지 않을까?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에 앞서 많은 운전자들이 갖는 의문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도 이를 의식해서일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주행 성능을 모두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과거 대부분의 친환경차들이 연비를 위해 성능을 희생했지만 아이오닉은 그렇지 않다"며 "연비와 주행 성능까지 함께 갖춰 운전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차"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아이오닉을 시승했다. 시승은 서울 외발산동 메이필드 호텔에서 출발해 파주 헤이리 마을을 왕복하는 약 1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기자는 헤이리 마을에서 메이필드 호텔로 돌아오는 약 50km를 운전했다. 시승 차량은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최상급 'Q' 트림에 선택 품목을 모두 더한 풀옵션 모델(3160만원)이었다.

주행거리 50km 달린 후 계기판에 표시된 실주행 연비는 24.8km/L였다. 공인연비 20.2km/L를 뛰어넘었다. 시내 주행에서는 평균 시속 60km, 고속도로 주행에선 시속 90km의 평균 속도를 유지한 덕분에 얻은 결과다. 평소 정속주행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 하이브리드차는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연비만큼 시속 60~100km 이하로 달릴 땐 주행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운전대를 잡고 시동을 켠 후 서서히 속도를 올리자 주행감이 부드럽다. 브레이크의 제동력도 우수했다. 급제동 시 흔들림이 적고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 저속 주행 시 정숙감도 뛰어나다. 시동이 걸렸는지 인지하지 어려울 정도로 고요하다.

각종 기능도 눈에 띈다. 아이오닉은 비교적 고급 차량에 탑재되는 몇몇 기능을 갖췄다.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나 후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를 인지하자 도어 미러에서 빨간 불이 깜빡인다. 사각지대 경보장치다. 또 주행 중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을 이탈하자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즉각적으로 경고음이 울렸다.

아쉬운 점도 있다. 속도감을 즐긴다면 연비는 포기해야 한다. 함께 동승한 기자의 경우 1시간여의 주행 시간 중 약 15분간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달렸다. 중간중간 시속 160km 이상 속도계가 올라갔다. 그렇게 주행한 후 실연비는 14.5km/L까지 떨어졌다.

고속 주행 시 소음도 거슬렸다. 시속 120km 이상 고속 주행을 할 경우 노면 소음과 풍절음(차체를 공기가 긁는 소리)이 크게 들린다. 여기에 엔진음까지 더해지면서 차량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오디오 볼륨은 2였다.

울퉁불퉁한 노면이나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차체가 흔들려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아이오닉 가격은 2295만~275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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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