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내가 슬로플레이어?"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사진)가 강화된 유럽프로골프투어 ‘슬로 플레이’ 규정의 첫 희생자가 됐다. 이 대회에서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경쟁하고 있는 스피스는 경기 내내 시간에 신경 써야 할 처지가 됐다.

유럽투어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에서 개막한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총상금 270만달러) 1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스피스에게 슬로 플레이를 했다고 통보했다.

10번홀에서 로리 매킬로이, 리키 파울러(미국)와 함께 출발한 스피스 조는 4번홀 티샷이 오래 걸렸다는 이유로 경기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이어 8번홀에서 퍼트할 때 다시 경고를 받았고, 결국 마지막 9번홀에서 슬로 플레이 판정을 받았다.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의 준수한 성적을 낸 스피스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동반 플레이어인 매킬로이와 파울러도 놀랐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도 “경기위원은 상식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조가 다른 조보다 늦지 않았다면 시간을 측정할 필요가 없었다”며 스피스를 옹호했다.

유럽투어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이날 경기에 앞서 슬로 플레이를 한 선수의 실명을 공개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각 조의 첫 번째 샷을 하는 선수는 50초, 그 다음 선수들은 40초 안에 샷을 해야 한다. 규정을 두 차례 어기면 2800달러(약 34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존 파라머 유럽투어 경기위원장은 “새로운 규정에 따라 경기 진행이 느린 조를 선택해 그중 시간 규정을 위반한 선수에게 슬로 플레이 판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행이 느리다는 것은 출발 때 조 간 간격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