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일감 끊겨 해양2공장 조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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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에 플랜트 수주 급감…용도 바꿔 4월 재가동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블록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온 해양2공장(울산시 울주군 온산공장)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줄어들어 현대중공업이 건조해야 할 해양플랜트 물량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오는 4월부터 해양2공장의 용도를 해양플랜트 블록 제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해양플랜트 물량 줄어 운영 중단
현대중공업은 2012년 온산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009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본사 내 해양플랜트 블록을 제작할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09년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액화플랜트(천연가스 액화설비)인 ‘고르곤 플랜트’의 블록 및 모듈(부품 집합체) 중 일부가 온산공장의 주요 생산품이었다. 다른 해양플랜트 블록 및 모듈 중 일부도 이 공장에서 일부 제작됐다.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금액은 2009년 23억달러(약 2조7000억원)에서 2014년 60억달러(약 7조2000억원)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량이 줄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해양플랜트 수주금액은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73% 감소했다. 대형 해양프로젝트는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현대중공업 역시 2014년 대규모 적자를 낸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 비중을 줄여왔다”며 “당분간 수익성이 보장된 상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르곤 플랜트 건조가 완료되자 공장의 용도를 바꾸기로 결정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온산공장에서 제작 중이던 블록 및 모듈은 울산 본사에 있는 해양1공장에서 마무리 작업을 할 계획이다.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 77% 줄어
해양플랜트 수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는 현대중공업만이 아니다. 지난해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은 전년 대비 77% 줄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해양플랜트 발주량은 70만GT(총톤수)로 2014년 290만GT에 비해 75.9%나 줄었다. 전체 선박 발주 감소폭(16%)보다 훨씬 크다.
조선사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심해에서 원유를 채취할 때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야 수익성이 있다”며 “유가가 하락한 지난해부터 국제 석유회사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벌크선(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 발주량도 전년 대비 73% 감소했다. 국제경기가 악화하면서 해양 물동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만t급 이상 유조선 발주량은 2500GT로 2014년보다 60% 증가했다. 특히 20만t급 이상 초대형 유조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100% 늘었다. 유조선 발주량이 늘어난 것은 저(低)유가 때문이다. 유가가 하락하자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일부 석유회사는 유조선을 원유 저장창고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 원유탱크에는 약 8만t을 저장할 수 있는데, 초대형 유조선은 이보다 2~3배 더 많은 양의 원유를 담을 수 있다”며 “유가가 쌀 때 최대한 사서 저장해두자는 판단에 유조선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8000TEU(1TEU=6m짜리 컨테이너 한 개) 이상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101%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머스크 등 국제 해운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결과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현대중공업은 2012년 온산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009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본사 내 해양플랜트 블록을 제작할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09년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액화플랜트(천연가스 액화설비)인 ‘고르곤 플랜트’의 블록 및 모듈(부품 집합체) 중 일부가 온산공장의 주요 생산품이었다. 다른 해양플랜트 블록 및 모듈 중 일부도 이 공장에서 일부 제작됐다.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금액은 2009년 23억달러(약 2조7000억원)에서 2014년 60억달러(약 7조2000억원)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량이 줄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해양플랜트 수주금액은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73% 감소했다. 대형 해양프로젝트는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현대중공업 역시 2014년 대규모 적자를 낸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 비중을 줄여왔다”며 “당분간 수익성이 보장된 상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르곤 플랜트 건조가 완료되자 공장의 용도를 바꾸기로 결정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온산공장에서 제작 중이던 블록 및 모듈은 울산 본사에 있는 해양1공장에서 마무리 작업을 할 계획이다.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 77% 줄어
해양플랜트 수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는 현대중공업만이 아니다. 지난해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은 전년 대비 77% 줄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해양플랜트 발주량은 70만GT(총톤수)로 2014년 290만GT에 비해 75.9%나 줄었다. 전체 선박 발주 감소폭(16%)보다 훨씬 크다.
조선사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심해에서 원유를 채취할 때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야 수익성이 있다”며 “유가가 하락한 지난해부터 국제 석유회사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벌크선(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 발주량도 전년 대비 73% 감소했다. 국제경기가 악화하면서 해양 물동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만t급 이상 유조선 발주량은 2500GT로 2014년보다 60% 증가했다. 특히 20만t급 이상 초대형 유조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100% 늘었다. 유조선 발주량이 늘어난 것은 저(低)유가 때문이다. 유가가 하락하자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일부 석유회사는 유조선을 원유 저장창고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 원유탱크에는 약 8만t을 저장할 수 있는데, 초대형 유조선은 이보다 2~3배 더 많은 양의 원유를 담을 수 있다”며 “유가가 쌀 때 최대한 사서 저장해두자는 판단에 유조선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8000TEU(1TEU=6m짜리 컨테이너 한 개) 이상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101%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머스크 등 국제 해운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결과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