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 그는 친구를 따라 놀러간 400명 규모의 한 대형 체육관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렸다. 태권도 체육관 관장이 되는 것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계는 아르바이트였다. 첫 방학 때 그 도장을 다시 찾아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을 테니 사범으로 써 달라”고 부탁했다.
급여의 절반인 60만원을 받고 청소부터 시작했다. 관장을 스승으로 모시며 곧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게 됐고, 학부모 상담에도 참여했다. 커피를 타고 심부름도 해가며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상담 노하우를 익혔다. “답은 두 가지였어요. 지리적 요건과 관장님의 경영철학. 특히 제 스승이었던 관장님의 철학은 ‘수업은 집에 도착해 부모님께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하기까지’라는 것이었어요. 즉 인성을 가장 중시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스승의 교육방식 장점에 자신의 노하우를 더해 독자적인 교습법을 갖게 됐다. 2008년 여름 박씨는 아버지에게 5000만원을 지원받고 5000만원을 대출받아 경기 화성 동탄의 60명 규모 체육관을 인수했다. “첫 1년 동안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차량 운영 문제부터 학부모를 대하는 것까지 현실은 생각과 너무 달랐죠. 일단 ‘아이들부터 잘 가르치자’고 결심한 뒤 모든 전단 광고를 끊고 교육에만 매달렸어요.” 입소문의 힘은 컸다. 한 기수를 돌고 난 뒤 그의 도장에서 어느덧 두 배인 120명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었다. 1년 뒤 현재의 용인시 120명 규모 체육관을 인수해 새롭게 시작했다.
그의 또 다른 경영철학은 ‘디테일’이다. 수업이 늦어지면 부모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아이가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으니 추운데 미리 나와 계시지 말라”고 배려한다. 그는 첫 도장을 열기 위해 빌린 5000만원을 2년 만에 갚았다. 지금은 학생 수를 300명으로 늘렸고 매월 저축하는 돈만 8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글=이도희 기자/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