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문화와 트렌드, 휴식을 겸한 여행지를 찾는다면 글로벌 여행 매체 '타임 아웃(TIME OUT)'이 선정한 2025년 여행지 베스트 50을 살펴보자.지난 1월 발표한 리스트에서 대망의 1위는 케이프타운이 차지했다. 아프리카 펭귄 군락을 방문하고, 세계적 수준의 와인과 블루 플래그 해변 산책, 신 7대 자연경관 중 한 곳의 전망을 감상하는 것도 모자라 활기찬 야간 관광 경험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타임아웃은 "케이프타운에서는 여행자가 돈을 쓰지 않고도 배우고 탐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타임아웃은 매년 1만8500명 이상의 세계 각국 도시 거주자와 100명의 전문가 패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방문 도시 50곳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음식, 야간 관광, 문화, 경제성, 거주 가능성 및 전반적인 도시 분위기를 포함해 여행자의 만족도 등 총 44가지 항목이 있다. 거주 가능성은 살기 좋은 곳이 여행하기도 좋다는 판단에서 올해 조사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목록에서 2위에 오른 도시는 방콕이다. 시민들의 친절함과 다채로운 문화, 왕궁 같은 이색적 명소 등이 방콕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특히 방콕 음식은 저렴한 가격에 맛 또한 좋아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일조했고 최근 들어선 MRT 등의 도심 교통편으로 이동도 쉬워졌다.뉴욕은 3위로 순위가 떨어졌지만 그런데도 뉴욕은 여전히 매력적인 여행 목적지로 꼽힌다. 응답자의 92%가 세계적 수준의 예술과 문화 인프라에 찬사를 보냈다.그 외 목록에는 4위 멜버른, 5위 런던 등이 꼽혔다. 목록 10위 안에는 뉴올리언스, 멕시코 시티, 포르투, 상하이, 코펜하겐 등도 있다.한편 서울은 42위로 목록에 올랐다. 선정 이유로는
케이트 블란쳇을 두고 아름답다느니, 미인이라느니 하는 소리는 그냥 다 하는 말이다. 오히려 그런 수식은 약간 오버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멋있고 당당하다. 그게 매력이다. 그래서 약간 남성적이라는 느낌마저 준다. 키가 장장 173cm나 된다. <캐롤>에서 그녀는 여자인 테레즈(루니 마라)를 사랑하고 그녀와 잔다. 여자가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여성성 남성성 둘 모두를 다 뛰어넘는 개념이지만 어쨌든 <캐롤>에서 블란쳇은 멋있었다. 연기를 잘하는 여배우들은 예쁘고 아름답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블란쳇의 윗세대인 메릴 스트립이 그랬고 아래 세대인 제시카 차스테인이 그렇다. 케이트 블란쳇은 특히 이 셋 중에서 독보적인데, 연기의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넓기 때문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팔색조다. 이런 배우의 경우 남자 역시 몇 안 되는데 그 중 한명이 다니엘 데이 루이스이다.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종종 루이스가 생각이 난다. 악역이면 악역(<한나>), 어떤 때는 사랑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기도 하고(<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어떤 때는 엄청나게 지식인스럽게 보이기도 하며(<매니페스토>) 또 어떤 때는 심지어 엄청나게 강인해 보이기도 한다(<골든 에이지>). 게다가 어떤 때는 꼭 독일 나치, 아리안족 여성 같은데(<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그래서 종종 매우 정치적인 영화 속 주인공 캐릭터에도 척척 들어 맞는다(<베로니카 게린>).1969년생이니 이제 50대 중반을 넘겼고 필모그래피만 80편이 된다. 이제 그만 해도 될 만큼 여배우로서 일가를 이뤘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한다. 그 왕성함 역시 블란쳇의 특징이다. 사
재즈의 위상해넘이가 완전히 끝난 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시작됐을 무렵 해인사에 도착했습니다. 주파수를 맞춰 놓았던 라디오가 숲길에 접어들어 멈췄다가 갑자기 청명한 음악을 흘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해인사 답사를 라디오가 축하해주는 듯했습니다. 그때의 음악은 다름 아닌 듀크 조던의 <플라이트 투 덴마크> 속 ‘에브리씽 해픈스 투 미(Everything happens to me)’였습니다. 이 곡은 제목처럼 여행의 설렘을 담았습니다. ‘지금부터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겠구나’ 하고 말이죠. "어서들 와"라고 환영해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는 앞으로 이 음악을 들을 때면 덴마크 대신 합천 해인사를 떠올리게 될 것이란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가 언젠가 덴마크를 여행하게 될 때 다시 해인사를 떠올릴거야"라고 말이죠. 그렇게 말한 저야말로 그 이후로 듀크 조던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생각하곤 합니다. 아직 덴마크에 가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그곳을 방문한다면 레고 대신 팔만대장경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이로써 듀크 조던의 음악은 해인사와 팔만대장경과 엮이며 제게 남다른 음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드시 장소성을 곁들이지 않더라도 재즈는 참 근사한 음악입니다. 재즈는, 단지 치과 음악이 아닙니다.[듀크 조던 - Everything Happens to Me]치과 음악원래 저희 집 아이들에게 재즈는 치과 음악에 불과했습니다. 오스카 피터슨, 키스 재릿, 빌 에반스와 같은 위대한 재즈 음악가들의 명반을 틀고 설거지하고 있으면, 당시 일곱살배기였던 막내가 종종 말을 건넸습니다.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