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부품·자재 업체들이 영국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1조엔(약 10조원) 이상을 수주하게 됐다고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히타치제작소가 2012년 영국 원자력발전 사업자인 호라이즌뉴클리어파워를 인수해 영국에서 최소 4기, 최대 6기의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데, 이 중 현지 조달분을 제외한 40% 정도를 일본 기업에 발주하기로 했다. 1기당 건설비용은 약 8400억엔(약 8조5000억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이날 도쿄 주일영국대사관에서 원자력 건설 및 부품 업체 40개사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발전기기에 사용되는 재료와 냉각수 펌프, 밸브 등 다양한 일본 부품을 조달할 방침이다.

히타치는 설명회에 초청한 기업을 밝히진 않았지만 원전에 들어가는 강관을 생산하는 신일본제철과 JEF스틸, 일본제강소 등이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펌프업체인 에바라제작소와 구리타공업, 구보타를 비롯해 원자력발전소 건설 경험이 있는 시미즈건설, 가시마건설 등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히타치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합작법인인 히타치GE는 원자로를 공급한다.

일본 정부가 발전, 철도 등 인프라 수출을 국가 전략산업 중 하나로 정하고 일본 원전 관련 업체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바도 영국에서 또 다른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이며, 히타치는 리투아니아에서 수주작업을 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프랑스 아레바 컨소시엄은 터키와 베트남에서 원전 수주를 위해 뛰고 있다. 히타치의 영국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일본의 원전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