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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기세 올린 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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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기세 올린 스모
    스모를 ‘일본의 신성한 기원에 대한 신화(神話)’라고 표현한 이는 인류학자 칼라일 메이다. 그는 마치 신들이 힘을 겨루는 듯한 이미지를 스모를 통해 발견했다. 스모는 원래 일본 고유의 종교인 신도(神道)에 기반을 둔 제사의식의 하나였다. 지금도 스모 선수는 신의 대리자이자 신의 은혜를 받은 자로 통한다. 에도시대에 와서 대중적 스포츠가 됐지만 아직 경기를 치르는 의식에선 종교성이 드러난다.

    스모는 ‘도효(土俵)’라는 직경 4.55m의 모래판에서 시합하는 경기다. 상대 선수를 넘어뜨리거나 모래판 밖으로 밀어내면 이긴다. 모래판은 1930년 이후 60㎝가 넓어졌다. 스모의 재미인 순간 승부를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모에 사용되는 기술은 밀어내기, 젖히기 등 모두 70가지에 이른다. 특히 다치아이(立ちい: 쪼그리고 앉아 있다 벌떡 일어나는 것) 기술에서 승부가 많이 난다. 승패는 순식간에 나지만 엄격한 격식을 갖춘 의식이 스모를 보는 묘미를 더해준다.

    시작 전 양 선수들이 뿌리는 소금은 액운을 막아주며 선수들이 넘어져 상처가 났을 때 소독처리를 해준다는 효과도 있다. 소금을 뿌린 후 옆에 놓여있는 정화수로 입을 가시고 깨끗한 종이로 입을 닦는다. 양발을 높이 옆으로 쳐들면서 땅을 다지는 듯한 몸짓도 있다. 이것을 시코라고 한다. 시합이 끝난 뒤 이긴 선수는 오른손을 좌우로 저으며 신에게 감사를 표한다.

    전국적인 스모 대회는 1년에 6회로 제한돼 치러진다. 선수들은 1회에 평균 15번 싸운다. 이 경기에서 적어도 3회 이상 우승해야 요코즈나(橫綱) 품계를 받는다. 우리의 천하장사 격이다. 그 아래로 성적에 따라 오제키, 세키와케, 고무스비, 마에가시라이 등으로 나뉜다. 하와이 출신 아케보노가 1993년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요코즈나를 거머쥐었다. 2008년부터 아사쇼류(朝靑龍)와 하쿠호(白鵬)등 몽골 출신이 요코즈나를 휩쓸어 왔다. 외국 선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일본으로 귀화했다.

    그저께 끝난 올해 첫 스모경기에서 후쿠오카 출신 고도쇼키쿠(琴奬菊)가 3명의 몽골인 요코즈나를 물리치고 첫 우승을 거두었다. 10년 만에 토종 일본인이 우승했다고 해서 화제다. 고도쇼키쿠는 요코즈나 아래 등급인 오제키에 속해 있다. 요코즈나에 등극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여하튼 일본 스모팬들은 환호성이다. 원전기술의 영국 진출 등 일본에서는 굿 뉴스가 이어진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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