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운전대, 그 끈질긴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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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 Times의 확대경

그런데 왼쪽이 운전석인 미국과 오른쪽이 운전석인 영국의 운전석 위치가 다른 이유로 원형 스티어링휠(운전대)을 꼽는 사람도 있다. 초창기 자동차 운전은 대부분 방향키를 활용했다. 운전석과 바퀴 사이에 기다란 막대를 연결해 조정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불편함을 느낀 레이서 알프레도 바쉐린은 1894년 파리에서 열린 경주에 참여하기 위해 펜하드 4마력 모델에 직접 만든 원형 스티어링휠을 넣었다.

그때까지 초창기 대부분 자동차는 엔진이 뒤에 있었고 전통적인(?) 방향키를 달아 대량 생산됐다. 1902년 램블러자동차를 설립한 제프리도 원형 스티어링휠을 알고 있었지만 방향키 방식을 고집했다. 하지만 원형이 편리하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1904년 램블러자동차의 모든 스티어링휠은 방향키에서 원형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제프리는 1903년 램블러를 생산하는 동안 줄곧 왼쪽 운전석을 고집했다. 이를 시작으로 1910년 대부분의 미국 자동차회사가 이른바 ‘좌측 운전석’을 선택하게 됐다.
요즘 나오는 자동차 스티어링휠의 특징은 다기능이다. 추운 겨울에 유용한 열선이 들어가고, 센터페시아(중앙 조종판)까지 손을 뻗을 필요 없이 각종 조절 장치가 스티어링휠에 달린다. 안전 운전을 위해 스티어링휠에 양손을 올려야 하니 가급적 손을 떼지 않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똑똑해지면서 손을 떼도 괜찮은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뒤늦게 자동차시장에 진출한 일부 정보기술(IT) 기업은 아예 스티어링휠이 없는 차를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관련 제도를 만드는 미국은 스티어링휠을 필수 품목으로 분류했다. 적어도 자율주행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스티어링휠로 방향을 잡아야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게 보면 원형 스티어링휠은 지금보다 한층 더 진화할 것 같다. 이미 원형에서 조금씩 변형되는 중이고, 기능은 보다 많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권용주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