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은 올해에만 5개 점포의 문을 연다. 경기침체에 따른 성장 정체를 정면으로 돌파해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에서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56·사진)은 “올해는 새로운 신세계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대표로 취임한 뒤 3년간 내실경영을 하며 준비한 신규 프로젝트를 속속 선보이며 백화점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1984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한 뒤 미아점 점장, 본사 마케팅담당 임원, 고객전략본부장, 판매본부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쳐 2012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성장 전략은 무엇입니까.

“CCC(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콤플렉스)입니다. 창조적이고 놀라운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선보일 때 신선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올해 선보이는 신규 프로젝트들은 ‘세상에 없던’ 신세계만의 콘텐츠로 가득 채울 겁니다.”

▷상품본부장 직도 겸임하고 있는데, 어느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까.

“상품본부장을 겸하는 것은 백화점업의 본질 중 하나가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차별화의 핵심은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자체MD(직매입 상품)입니다. 199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편집숍인 ‘피숀’을 시작으로 2000년 명품 패션 편집숍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분더샵’을 선보였습니다. 최근에는 분더샵 등에서 알려진 브랜드를 단독 매장으로 확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최신 트렌드의 브랜드와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점포를 5개나 열 예정입니다. 기존 점포와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신규 점포들은 ‘라이프스타일센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상품 판매 위주의 전통적인 쇼핑 기능에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춘 복합시설로 꾸릴 것입니다.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고, 가족단위 쇼핑객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했습니다.”

▷투자 금액이 커져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신세계의 작년 3분기 말 부채 비율은 99%에 불과합니다. 2014년(122%)보다 33%포인트 개선됐습니다. 2012년 센트럴시티 인수 등으로 차입금이 늘긴 했지만, 작년 5월 3억달러(3240억원) 규모의 해외 영구채 발행과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300만주(3200억원 규모) 매각 등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였습니다.”

▷상반기에 본점에 면세점 문을 여는데, 백화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요.

“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연 7% 선에 달합니다. 전 세계 백화점 중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습니다. 면세점 호텔이 함께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20%) 사례를 볼 때 면세점 개장은 외국인 매출을 높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해외 명품뿐만 아니라 인지도가 높은 국내 패션 브랜드를 계속 늘려갈 방침입니다. 면세점, 백화점, 남대문시장을 잇는 관광벨트도 구축해 본점을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과 관광의 명소로 키우겠습니다.”

▷최근 도심형 아울렛이 늘어나고 있는데 장래를 어떻게 봅니까.

“경기침체와 저성장 속에서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도심형 아울렛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형 아울렛은 국내 브랜드 중심의 저가 상품을 주로 판매해 지역 상권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세계사이먼이라는 계열사를 통해 해외 유명 브랜드 중심의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전략으로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또 편집숍, 단독 브랜드 등 상품 차별화로 백화점뿐만 아니라 아울렛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입니다.”

▷ 1년 내내 세일을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신세계는 긴 세일이 오히려 구매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2014년부터 세일기간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일 일수를 다른 백화점보다 20일가량 적은 79일로 줄였습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요즘 방영 중인 ‘쓱’ 광고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덕에 매출이 20% 이상 늘기도 했습니다. 신세계는 2014년 1월, 백화점몰과 이마트몰을 통합해 ‘쓱 닷컴’을 선보였습니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 복합쇼핑몰로 탄생한 SSG닷컴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하나로 묶은 수준을 넘어 상품 검색, 행사, 결제까지 통합해 편리성을 높였습니다. 또 구찌 페라가모 버버리 톰포드뷰티 등 ‘명품 브랜드 전문관’, 해외 현지에 매장과 물류창고를 갖춘 협력사와 손잡고 무료배송을 내건 ‘해외직구 전문관’, 세계 최대 온라인 다이아몬드 브랜드인 ‘블루나일 전문관’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주문 상품을 당일 받아볼 수 있는 ‘오토바이 퀵 배송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G마켓과의 제휴를 시작으로 옥션 티켓몬스터 등 여러 오픈마켓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장재영 사장은

△1960년 부산 출생 △1979년 부산진고 졸업 △1984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신세계백화점 입사 △2004년 신세계백화점 미아점 점장 △2005년 신세계백화점 마케팅담당 상무 △2009년 신세계백화점 고객전략본부장 △2011년 신세계백화점 판매본부장 △2012년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