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베트남인 여행객이 환승 비행기에 타지 않고 잠적해 국내에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에서 외국인 환승객이 밀입국한 것은 지난 21일 중국인 부부에 이어 이달에만 벌써 두 번째다. ‘동북아 허브 공항’을 표방하는 인천공항의 보안 시스템에 큰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29일 오전 5시께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베트남인 A씨(25)가 이날 오전 7시24분에 밀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오전 10시10분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에 타야 했으나 탑승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이런 사실을 10시35분께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에 알리면서 보안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A씨의 밀입국 사실을 확인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경찰 등 보안당국은 A씨가 경비요원이 배치되지 않은 무인 출입국심사대를 강제로 열고 환승객이 머무는 면세구역을 벗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철저한 환승객 통제가 필요한 검역·입국·세관 지역의 보안 인력 배치와 관리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출입국사무소와 경찰은 A씨가 환승을 위해 출국장으로 가지 않고 입국장에 머무르다 범행한 점으로 미뤄 사전에 밀입국을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30대 중국인 부부가 21일 인천공항 면세구역에서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를 거쳐 국내로 잠입했다가 나흘 만인 25일 충남 천안에서 체포돼 구속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