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아메리카노'부터…점심보다 비싼 '리저브'까지
한국인 일주일에 12잔 마셔…집에서 직접 내려 마시는 홈카페족도 늘어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5180만잔의 아메리카노를 판매했다. 한국인 1인당 한 잔 이상을 마신 셈이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이 지난해 내놓은 ‘국내 커피 수입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1명이 1년에 341잔(2014년 기준)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평균 12.2잔의 커피를 마신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도 있다.
커피 소비가 확대되면서 커피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일반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직접 ‘나만의 커피’를 만드는 홈카페족이 늘고 있다.
홈카페족들은 커피전문점이나 원두 판매점 등에서 여는 커피 클래스를 통해 ‘나만의 커피’ 만들기에 입문한다.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에서 3200명의 커피 마스터가 ‘커피세미나’를 열고 있다. 커피 기본 지식, 커피 프레스와 핸드드립 등 커피 추출 기기 실습, 원두 비교 시음, 커피 원산지 소개 등 매달 다양한 주제로 커피 지식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매장별 공지를 통해 10인 이내로 참석자를 모집한다. 지난해에는 3500여회의 커피 세미나를 개최해 2만6000명가량의 고객에게 커피 지식과 문화를 전파했다.
커피 원두 등을 판매하는 어라운지는 지난해부터 홀로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점주를 위한 창업 지원서비스 ‘독립카페 지원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카페 창업 전 커피 교육과 메뉴 실습 등을 한다. 강좌는 무료로 진행한다. 수강생의 90% 이상이 40대 미만의 젊은 층이다.
커피전문점들은 고급 커피를 파는 특수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높은 품질의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엄선된 원두만을 사용해 커피를 판매하는 리저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아메리카노(4100원)보다 가격이 두 배 가량 비싼 프리미엄 커피 ‘리저브 커피’의 누적 판매량은 53만잔을 넘어섰다.
엔제리너스는 서울 광화문점을 스페셜티커피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맛과 향이 세계적으로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원두를 써 추출한 커피를 통칭하는 말이다. 폴바셋 매장 중 일부 고급화 매장에서는 바리스타가 직접 추출 도구를 설명해준 뒤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 위드 바리스타’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인스턴트 스틱 커피시장에서는 믹스커피 판매량이 줄어들고 원두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디야가 판매하고 있는 비니스트 미니는 2014년 출시 후 2년 만에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했다. 동서식품도 믹스커피인 맥심보다 원두커피인 카누의 판매 증가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고급 커피만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일반 커피점의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저가 커피를 찾으면서 ‘가격 파괴’ 브랜드도 급성장하고 있다.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품질을 어느 정도 유지해 가격 대비 품질, 이른바 가성비를 높였다는 점에 소비자들이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커피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빽다방’의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는 415개로, 1년 전 23개에 비해 20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커피 소비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호주 출신 바리스타 폴 바셋은 “2~3년 전과 비교해 한국의 커피 소비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의 커피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