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통합계좌' 5월 시범운영
내년부터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금융당국이 한국 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의 걸림돌로 꼽혀왔던 외국인 투자등록(ID) 규제를 완화하기로 해서다. 이에 따라 MSCI 선진지수 편입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계좌)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외국인 투자규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옴니버스계좌는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 주문이나 결제를 하나의 계좌에서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해외 운용사들이 투자 대상별로 일일이 계좌를 등록해 거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해소된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상장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선 금융감독원에 먼저 등록하고 ID를 받아야 한다. 각 펀드가 법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펀드별로 일일이 투자자 등록을 하고 각각의 계좌에서 주식을 매매·결제하고 있다.

외국 기업과 개인도 한국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ID를 만든 후 반드시 한국에 계좌를 개설해야만 투자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모건스탠리 등 기존 거래하던 글로벌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 허용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한 외국인 개인투자자 ID는 1만여개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1992년 ID제도를 도입한 이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계 ‘큰손’들이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지적해 왔던 ID 규제가 풀리면서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투자업 등 관련 규정을 고치고 외국인 투자관리시스템을 개편한 뒤 5월부터 일부 외국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외국인 통합계좌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