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발사체…우주강국의 꿈, 내년말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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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2단형 발사체 첫 공개
국산 액체엔진 성능 시험용 로켓, 내년 12월 시험발사 나서
2020년 달 탐사선 엔진에도 사용
국산 액체엔진 성능 시험용 로켓, 내년 12월 시험발사 나서
2020년 달 탐사선 엔진에도 사용


한국형발사체의 연료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케로신(고품질 항공유)이다. 발사 버튼을 누르면 불과 3초 뒤에 엔진 내부의 압력은 100기압, 온도는 최고 섭씨 3200도까지 올라간다. 엔진의 가스발생기에서 기체로 바뀐 연료와 산화제인 액체산소는 터보펌프가 불어넣는 강력한 바람을 타고 연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이 힘으로 로켓을 우주로 밀어올린다.
연소 불안정 현상은 75t급 액체엔진 개발을 가로막는 대표적 걸림돌이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연료 공급 과정에서 일어나는 갑작스런 이상 현상이다. 심한 진동을 일으키다가 엔진 폭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액체 로켓이 개발되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 이 현상이 발견됐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술로는 이 현상을 근원적으로 없앨 수 없어 반복적인 실험과 구조 변경을 통해 개선책을 찾고 있다. 해외에선 엔진 개발 과정에서 최소 15기 이상 엔진을 만들어 400회 이상의 엔진시험을 하고 있다. 항우연도 7t급 엔진은 14기, 75t급 엔진은 40기를 제작해 각각 160회와 220회의 엔진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의 엔진은 95% 이상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엔진 개발에는 한화테크윈과 비츠로테크 등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 엔진의 뿌리는 러시아 로켓 엔진이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발사체 개발 전반에 관한 기술을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태는 미국 스페이스X 팰컨9에 들어가는 멀린 엔진을 닮았다. 한영민 항우연 엔진시험평가팀장은 “국산 엔진도 한 번 쓰고 다시 점화해 사용할 수 있다”며 “한국형발사체의 발사에 성공하고 회수 기술을 확보하면 머지않아 스페이스X 같은 재활용 로켓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선 지난달부터 거의 매주 연소기 등 부품에 대한 연소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7t급 엔진은 지난해 12월9일 100초까지 연소하는 데 성공했다. 7t급 엔진 개발이 최종 성공하려면 지상 170㎞ 이상 고공의 진공상태에서 500초 이상 연소해야 한다. 75t급 엔진의 연소 시험은 이르면 3월 시작해 연말까지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75t급 엔진은 지상과 고공 연소시험에서 140초 이상 연소해야 성공이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로켓 엔진을 개발하고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33~34%에 머문다”며 “그간 엔진 개발을 가로막았던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해나가고 있어 예정대로 발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