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발사체…우주강국의 꿈, 내년말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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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2단형 발사체 첫 공개
국산 액체엔진 성능 시험용 로켓, 내년 12월 시험발사 나서
2020년 달 탐사선 엔진에도 사용
국산 액체엔진 성능 시험용 로켓, 내년 12월 시험발사 나서
2020년 달 탐사선 엔진에도 사용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내년 말 발사할 한국형발사체(KSLV-2) 2단형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원래 한국형발사체는 1단부터 3단까지 있는 3단형 로켓으로, 2019년과 2020년에 총 네 차례 발사할 예정이다. 2단형 모델은 한국형발사체에 들어갈 75t급과 7t급 액체엔진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쏘는 시험용 로켓이다. 한국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것은 2013년 1월30일 나로호 3차 발사 이후 4년 만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사업단장은 지난 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한국형발사체의 핵심 부품인 액체엔진 시험을 본격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 12월 2단형 시험용 발사체를 쏘아 엔진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항우연이 공개한 고공·지상·3단 엔진 연소시험장에서는 7t급 및 75t급 엔진과 부품의 연소시험 준비가 한창이었다. 액체엔진은 한국형발사체의 심장에 해당한다. 2020년 하반기 달 탐사선을 실어나를 개량형 한국형발사체에도 이들 엔진이 사용된다. 75t급과 7t급 엔진을 구분하는 건 엔진이 밀어올리는 힘(추력)의 차이다. 1.5t짜리 인공위성을 600~800㎞ 궤도에 올려놓을 한국형발사체의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개, 2단은 75t급 액체엔진 1개, 3단은 7t급 액체엔진으로 구성된다. 시험용 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의 2단과 3단으로 구성되며 229㎞ 상공까지 날아가도록 설계됐다.
한국형발사체의 연료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케로신(고품질 항공유)이다. 발사 버튼을 누르면 불과 3초 뒤에 엔진 내부의 압력은 100기압, 온도는 최고 섭씨 3200도까지 올라간다. 엔진의 가스발생기에서 기체로 바뀐 연료와 산화제인 액체산소는 터보펌프가 불어넣는 강력한 바람을 타고 연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이 힘으로 로켓을 우주로 밀어올린다.
연소 불안정 현상은 75t급 액체엔진 개발을 가로막는 대표적 걸림돌이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연료 공급 과정에서 일어나는 갑작스런 이상 현상이다. 심한 진동을 일으키다가 엔진 폭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액체 로켓이 개발되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 이 현상이 발견됐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술로는 이 현상을 근원적으로 없앨 수 없어 반복적인 실험과 구조 변경을 통해 개선책을 찾고 있다. 해외에선 엔진 개발 과정에서 최소 15기 이상 엔진을 만들어 400회 이상의 엔진시험을 하고 있다. 항우연도 7t급 엔진은 14기, 75t급 엔진은 40기를 제작해 각각 160회와 220회의 엔진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의 엔진은 95% 이상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엔진 개발에는 한화테크윈과 비츠로테크 등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 엔진의 뿌리는 러시아 로켓 엔진이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발사체 개발 전반에 관한 기술을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태는 미국 스페이스X 팰컨9에 들어가는 멀린 엔진을 닮았다. 한영민 항우연 엔진시험평가팀장은 “국산 엔진도 한 번 쓰고 다시 점화해 사용할 수 있다”며 “한국형발사체의 발사에 성공하고 회수 기술을 확보하면 머지않아 스페이스X 같은 재활용 로켓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선 지난달부터 거의 매주 연소기 등 부품에 대한 연소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7t급 엔진은 지난해 12월9일 100초까지 연소하는 데 성공했다. 7t급 엔진 개발이 최종 성공하려면 지상 170㎞ 이상 고공의 진공상태에서 500초 이상 연소해야 한다. 75t급 엔진의 연소 시험은 이르면 3월 시작해 연말까지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75t급 엔진은 지상과 고공 연소시험에서 140초 이상 연소해야 성공이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로켓 엔진을 개발하고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33~34%에 머문다”며 “그간 엔진 개발을 가로막았던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해나가고 있어 예정대로 발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한국형발사체의 연료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케로신(고품질 항공유)이다. 발사 버튼을 누르면 불과 3초 뒤에 엔진 내부의 압력은 100기압, 온도는 최고 섭씨 3200도까지 올라간다. 엔진의 가스발생기에서 기체로 바뀐 연료와 산화제인 액체산소는 터보펌프가 불어넣는 강력한 바람을 타고 연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이 힘으로 로켓을 우주로 밀어올린다.
연소 불안정 현상은 75t급 액체엔진 개발을 가로막는 대표적 걸림돌이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연료 공급 과정에서 일어나는 갑작스런 이상 현상이다. 심한 진동을 일으키다가 엔진 폭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액체 로켓이 개발되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 이 현상이 발견됐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술로는 이 현상을 근원적으로 없앨 수 없어 반복적인 실험과 구조 변경을 통해 개선책을 찾고 있다. 해외에선 엔진 개발 과정에서 최소 15기 이상 엔진을 만들어 400회 이상의 엔진시험을 하고 있다. 항우연도 7t급 엔진은 14기, 75t급 엔진은 40기를 제작해 각각 160회와 220회의 엔진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의 엔진은 95% 이상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엔진 개발에는 한화테크윈과 비츠로테크 등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 엔진의 뿌리는 러시아 로켓 엔진이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발사체 개발 전반에 관한 기술을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태는 미국 스페이스X 팰컨9에 들어가는 멀린 엔진을 닮았다. 한영민 항우연 엔진시험평가팀장은 “국산 엔진도 한 번 쓰고 다시 점화해 사용할 수 있다”며 “한국형발사체의 발사에 성공하고 회수 기술을 확보하면 머지않아 스페이스X 같은 재활용 로켓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선 지난달부터 거의 매주 연소기 등 부품에 대한 연소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7t급 엔진은 지난해 12월9일 100초까지 연소하는 데 성공했다. 7t급 엔진 개발이 최종 성공하려면 지상 170㎞ 이상 고공의 진공상태에서 500초 이상 연소해야 한다. 75t급 엔진의 연소 시험은 이르면 3월 시작해 연말까지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75t급 엔진은 지상과 고공 연소시험에서 140초 이상 연소해야 성공이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로켓 엔진을 개발하고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33~34%에 머문다”며 “그간 엔진 개발을 가로막았던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해나가고 있어 예정대로 발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