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총수 일가 지분율 단 2.4%…신격호 지분은 0.1%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2.4%의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롯데그룹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일본 계열사를 활용한 다단계 출자로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 적은 지분으로도 그룹 전체를 지배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일본 ㈜롯데를 중심으로 일본에 36개사, 스위스에 1개사 등 총 37개의 해외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었다. 다단계 출자와 순환출자를 적극 이용, 출자 단계가 최대 24단계에 달했다.

이런 구조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0.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포함한 총수 일가는 2.3% 등 총 2.4%의 지분으로 총수 일가가 롯데그룹을 지배해 왔다.

일본에서는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호출자(2개), 순환출자(4개) 등을 통해 계열을 지배하고 있었다. 국내의 경우 롯데쇼핑㈜, ㈜대홍기획, 롯데제과㈜를 축으로 하는 67개 순환출자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또한 한국 롯데그룹의 내부 지분율은 85.6%에 달했다. 내부지분율은 전체 계열회사 자본금 중 동일인(오너)과 동일인의 친족·임원·계열회사·비영리법인 등 특수관계자 보유 주식 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당초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의 내부 지분율은 62.9%로 알려졌다. 이는 롯데그룹이 그동안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해외계열사를 동일인 관련자가 아니라 기타 주주로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가 지난해 하반기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롯데그룹 해외계열사의 소유 구조를 반영한 결과 내부 지분율이 22.7%포인트 뛰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면서 총수일가의 해외계열사 주식 소유 자료를 넘겨받아 6개월간 분석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본 광윤사, 롯데홀딩스, 패밀리, L투자회사(12개) 등 15개 회사와 스위스 LOVEST A.G를 포함해 16개 해외계열사가 11개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것이 확인됐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 미·허위제출, 롯데그룹 소속 11개 사의 주식소유현황 허위신고 및 허위 공시 등 롯데그룹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사건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