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평균 시속 800㎞)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신개념 초고속 열차 설계안이 나왔다. 1일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X 창업자 엘론 머스크가 제안한 초고속 열차시스템 ‘하이퍼루프(Hyperloop)’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항공우주공학, 기계공학, 전기공학, 경영학과 출신 재학생과 대학원생 25명으로 구성된 MIT팀은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 A&M대에서 세계 115개팀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회에서 1위에 올랐다. 2위는 네덜란드 델프트대팀, 3위는 위스콘신대, 4위는 버지니아공대, 5위는 UC어바인팀이 차지했다. 참가자들은 29일부터 이뤄진 심사에서 각자 설계한 디자인을 심사위원들에게 설명했다.
1시간이면 서울~부산 왕복…'꿈의 열차' 설계안 나왔다
1위를 차지한 MIT팀을 비롯해 상위 20개 팀은 앞으로 6개월간 시험용 하이퍼루프를 제작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X사 본부 인근에 짓고 있는 트랙에서 시운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머스크가 2013년 처음 제안한 하이퍼루프는 지름 3.5m 긴 원통의 통로를 최고 시속 1200㎞ 속도로 날아가는 신개념 운송수단이다. 머스크가 지난해 1월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설계안에 따르면 하이퍼루프 열차는 28인승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560㎞ 떨어진 샌프란시스코까지 3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여객기인 보잉 747 속도를 훨씬 웃돈다.

이처럼 빠른 속도를 내는 원리는 열차가 진공 튜브 속을 운행해 공기 저항과 마찰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자기부상열차처럼 바닥에서 살짝 떠서 운행하는 것도 마찰을 줄이는 방법이다. 열차 운행에 필요한 전력은 진공 튜브 위에 설치한 태양전지판에서 공급받는다. 열차가 지나가는 지상 튜브는 30m 간격으로 내진 설계한 기둥으로 받친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구간에 하이퍼루프를 건설하는 비용은 60억달러(약 6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머스크는 1인당 20달러 정도를 받으면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