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오너일가·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통해 국내 10대 그룹 중 가장 복잡하고 폐쇄적인 지배구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기업집단 롯데 해외계열사 소유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롯데의 내부 지분율은 85.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계열사 소유 구조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내부 지분율이 지금까지 알려진 62.9%(작년 10월 말 기준)보다 22.7%포인트나 뛰었다.
지배구조 복잡한 롯데…내부 지분율 가장 높아
내부 지분율은 오너일가와 임원, 계열회사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 가격이 전체 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10대 그룹 중 롯데를 제외한 9개 그룹의 평균 내부 지분율은 53%다.

그동안 롯데는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해외 계열사를 동일인 관련자가 아닌 ‘기타 주주’로 신고해왔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에서 광윤사, 롯데홀딩스, (주)패밀리, (주)L투자회사(12개) 등 일본계 15개 회사와 스위스 LOVEST A.G까지 모두 16개 해외 계열사가 11개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공정위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11개 롯데 계열사가 고의로 해외 계열사 보유 지분 현황을 신고하지 않았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날 롯데그룹 해외 지분 구조도 공개했다. 롯데그룹 전체 지분율이 2.4%인 총수일가는 지분 89.6%를 보유한 광윤사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L투자회사 등 다른 일본 계열사와 함께 국내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지분 총 99.3%를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은 이와 관련해 “일본롯데 계열사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이 일부 미진했던 것은 일본에서 시작된 롯데그룹이 한국으로 이전해오는 과정에서 생긴 경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호텔롯데 기업공개 추진, 순환출자 해소 등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작업을 강도 높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정인설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