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지난해 기획해 인기를 모은 찾아가는 오페라.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지난해 기획해 인기를 모은 찾아가는 오페라.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 새 수장으로 선임된 배선주 대표(사진)는 대구 문화예술계의 창조 아이콘이다. 그가 올해 추진하는 실험이 이를 대변한다.

배 대표는 안으로는 시민과 함께하는 오페라, 밖으로는 유럽 교류를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으로의 오페라 수출’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 행복도시 대구] "시민과 함께하는 오페라…유럽교류 발판 삼아 동남아에 수출할 것"
이런 그의 계획은 2003년 오페라하우스 개관과 함께 오페라 축제 기획사무처장과 집행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꿈꿔온 것이다. 오페라하우스 대표를 맡은 것은 지난해 10월 말. 그는 대표를 맡자마자 예술철학을 담은 계획들을 쏟아냈다. 시민과 함께하는 우리 가곡 부르기 운동, 일상 속에서 즐기는 찾아가는 음악회, 게릴라콘서트, 오페라하우스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살롱콘서트를 연중 기획했다.

대구에 가면 대구미술관, 봉무공원, 수성못, 2·28 기념공원은 물론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뜻하지 않게 오페라 아리아와 한국·이탈리아 가곡, 연주회를 만날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의 찾아가는 오페라 덕분이다.

배 대표는 “오페라 공연은 오페라하우스와 대구 곳곳에서 연중 이어지는데 축제 때만 오페라가 있다는 생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일상 속의 오페라와 가곡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페라가 시민들 곁에 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오는 7월에는 대구에서 새로 개장하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초대형 야외 오페라 ‘투란도트’를 공연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의 야외 오페라 같은 블록버스터급 기획이다. 회당 2만20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개최해 대구의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실력파 음악인을 육성하는 일도 놓치지 않는다. 올해 신설된 신인 발굴 프로젝트는 도이치오퍼 오펀스튜디오 인재파견사업이다. 베를린에 있는 도이치오퍼 오펀스튜디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젊은 아티스트 트레이닝 센터다. 3월에는 대구 4개 대학과 오스트리아 빈국립음대,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이 참가하는 오페라유니버시아드도 열어 청년 예술가들의 합동 오페라를 공연한다.

배 대표는 “유럽 극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신흥 오페라 소비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구의 오페라를 본격적으로 수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 국제오페라 축제는 올해로 14회째를 맞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4월 오페라 ‘나비부인’(4월29~30일)을 제작 공연한다.

4월 대구 공연 뒤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 오케스트라인 DIOO(대구 국제오페라 오케스트라) 및 우리 합창단의 공연료와 교통비, 체재비 일체를 독일 측에서 제공받는 조건으로 독일 본국립극장에서 6월 두 차례 공연한다. 연초에는 중국 상하이 오페라하우스로 진출해 콘서트오페라를 선보인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