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적용앱 국내 첫 시연
빅데이터로 맞춤 소비 유도…기존 유통기업 경쟁력 강화
개인 비서처럼 앱과 채팅을 할 수도 있다. 몸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자 회복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왓슨이 그동안 먹은 음식 등을 감안해 비타민D가 부족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비타민D가 풍부한 생선과 버섯 위주의 요리법 두세 가지를 알려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왓슨의 진가는 이어진다. 사전에 마음을 정해 놓은 운동화를 사기 위해 쇼핑몰에 들어선다. 개인 정보 제공에 동의하느냐는 알림에 ‘예’를 선택한다. 곧바로 3층 운동화 매장의 위치 정보가 나타난다. 동시에 해당 매장 직원은 자신의 태블릿 PC를 통해 고객의 방문 목적 등을 미리 파악해 물건을 준비한다.
매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한 쇼룸 거울에는 마침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스포츠 배낭 광고가 나온다. 왓슨이 고객 정보를 재빨리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내보낸 것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매장에 들어서자 직원이 알아보고 곧바로 운동화와 스포츠 배낭까지 내놓는다. 스마트폰을 근접무선통신(NFC) 단말기에 갖다 대니 곧바로 결제 승인이 이뤄진다.
IBM은 식료품 가게를 대상으로 한 ‘블루마켓’ 솔루션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왓슨이 개인 고객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정보와 구매 이력 등을 분석해 고객의 취향을 자동 분석한다. 무심코 소시지를 골랐는데 갑자기 푸시 알람이 뜬다. 저염식을 선호하는 기존 취향과 맞지 않는다는 경고다. 대신 소금이 덜 함유된 다른 소시지 두세 개를 추천해준다. 현재까지의 쇼핑 리스트를 감안해 몇 가지 품목만 더 사면 특정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정보도 제공한다. 준비할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등을 추천하기도 한다.
라플린 부사장은 “노스페이스(의류) 바인슬루스(와인) 등과 같은 유통 기업들이 이미 왓슨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며 “아마존 우버 등 혁신 기업의 위협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유통기업 사이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