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10일 결판…44% 무당파에 달렸다
미국 대통령선거 경선주자의 두 번째 승부처인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9일 300개 선거구에서 시작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각각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2위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처럼 ‘2등의 반란’이 연출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경선주자들은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치열한 득표활동을 벌였다.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가 전체의 44%에 달해 결과를 예단하기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발표된 아메리칸리서치그룹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30%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지지율 16%)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10%)을 크게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아 대세론에 다시 불을 붙이겠다는 각오다. 그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도 크루즈 의원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해 실제 투표에선 2위로 내려앉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에 오른 루비오는 뉴햄프셔에서 확실한 2위를 차지하겠다는 기대로 도시별 대규모 유세를 벌였다.

민주당은 샌더스의 지지율이 53%로 힐러리 클린턴(41%)을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뉴햄프셔가 샌더스의 지역구 버몬트와 이웃해 있는 데다 백인과 고령층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어서다. 클린턴은 2008년 경선 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했다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설욕한 과거 사례를 강조하며 다시 한번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와 함께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당원이 아니더라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 미국 여론의 초반 흐름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권자 수가 90만명 정도에 불과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는 배경이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9일 오후 7시(한국시간 10일 오전 9시) 종료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3)이 “모든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