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일본 증시 동반 급락…안전자산, 엔화·미 국채로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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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등 투자손실 급증한 미국·유럽 금융주 폭락
미 국채 강세·금값 3.5% 급등
달러인덱스는 3개월 만에 최저
엔고로 일본기업 실적 악화 전망
미국 3월 금리인상 확률 2%로 뚝
미 국채 강세·금값 3.5% 급등
달러인덱스는 3개월 만에 최저
엔고로 일본기업 실적 악화 전망
미국 3월 금리인상 확률 2%로 뚝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탈출하면서 증시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추락하고 있다. 미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전망 속에 달러화 가치마저 하락하는 예측불허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실물경제 둔화, 금융위기로 전이되나
8일(현지시간) 세계 증시를 패닉으로 몰고 간 것은 대형 은행이었다. 특히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유럽 주요 은행이 위기 진앙지로 부상했다. 원유 등 에너지 관련 투자손실이 급격히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자본건전성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주 투매 양상으로 이어졌다.
도이치뱅크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9.5% 폭락해 하루 하락폭으로는 199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독일 증시 DAX지수는 3.3% 추락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 증시 하락폭은 4.69%에 달했다.
뉴욕증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장 초반 폭락세로 시작한 다우지수는 이날 한때 400포인트 추락하며 투자자를 공포에 빠뜨렸다. 골드만삭스가 4.6%, 모건스탠리가 6.9% 급락하는 등 미국을 대표하는 투자은행(IB)도 하락세를 피해 가지 못했다. 여기에 천연가스 생산업체 체사피크에너지가 구조조정을 위해 법률자문사와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 직후 파산신청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회사 주가가 33.3% 폭락해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마이너스 금리정책도 무용지물
9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전날보다 0.075%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한 연 -0.035%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전격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연 0.22%에서 8거래일 만에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만기가 10년보다 짧은 일본 국채는 이미 마이너스 금리권에서 거래 중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와 국제 유가 급락으로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웃돈을 주면서까지 일본 국채를 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미·일 간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져야 하지만 최근엔 거꾸로 연일 급등하고 있다.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지난 1일 121엔대에서 이날 114엔대로 7엔가량 상승해 2014년 11월 이후 약 15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종가는 115.30엔 이었다.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에 악재로 작용해 기업을 통한 경기 회복을 추진 중인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도 큰 부담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일본 증시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1일 17,865.23에서 이날 16,085.44로 6거래일 만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국 내 시장 불안에 대응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더 큰 파도에 휩쓸려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 국채 강세…금값은 1200달러 눈앞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미 국채와 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4월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5% 오르며 온스당 1197.9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1200.60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금 가격은 지난주에만 5% 상승해 2013년 7월 이후 최대 주간상승폭을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도 이날 하루에만 0.11%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해 연 1.73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7월6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며, 지난해 2월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36% 하락한 96.5까지 밀리며 지난해 10월22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위기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에 따르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때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2%에 그쳤다.
뉴욕=이심기/도쿄=서정환 특파원 sglee@hankyung.com
8일(현지시간) 세계 증시를 패닉으로 몰고 간 것은 대형 은행이었다. 특히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유럽 주요 은행이 위기 진앙지로 부상했다. 원유 등 에너지 관련 투자손실이 급격히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자본건전성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주 투매 양상으로 이어졌다.
도이치뱅크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9.5% 폭락해 하루 하락폭으로는 199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독일 증시 DAX지수는 3.3% 추락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 증시 하락폭은 4.69%에 달했다.
뉴욕증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장 초반 폭락세로 시작한 다우지수는 이날 한때 400포인트 추락하며 투자자를 공포에 빠뜨렸다. 골드만삭스가 4.6%, 모건스탠리가 6.9% 급락하는 등 미국을 대표하는 투자은행(IB)도 하락세를 피해 가지 못했다. 여기에 천연가스 생산업체 체사피크에너지가 구조조정을 위해 법률자문사와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 직후 파산신청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회사 주가가 33.3% 폭락해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마이너스 금리정책도 무용지물
9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전날보다 0.075%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한 연 -0.035%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전격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연 0.22%에서 8거래일 만에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만기가 10년보다 짧은 일본 국채는 이미 마이너스 금리권에서 거래 중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와 국제 유가 급락으로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웃돈을 주면서까지 일본 국채를 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미·일 간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져야 하지만 최근엔 거꾸로 연일 급등하고 있다.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지난 1일 121엔대에서 이날 114엔대로 7엔가량 상승해 2014년 11월 이후 약 15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종가는 115.30엔 이었다.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에 악재로 작용해 기업을 통한 경기 회복을 추진 중인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도 큰 부담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일본 증시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1일 17,865.23에서 이날 16,085.44로 6거래일 만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국 내 시장 불안에 대응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더 큰 파도에 휩쓸려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 국채 강세…금값은 1200달러 눈앞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미 국채와 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4월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5% 오르며 온스당 1197.9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1200.60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금 가격은 지난주에만 5% 상승해 2013년 7월 이후 최대 주간상승폭을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도 이날 하루에만 0.11%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해 연 1.73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7월6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며, 지난해 2월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36% 하락한 96.5까지 밀리며 지난해 10월22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위기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에 따르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때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2%에 그쳤다.
뉴욕=이심기/도쿄=서정환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