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으로 긁고 칼로 오리고…'DIY북'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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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래치…' 유럽편, 교보문고 취미 분야 베스트셀러 1위
'피어나다' 등 페이퍼 커팅 북도 인기…실내 장식으로 활용
'피어나다' 등 페이퍼 커팅 북도 인기…실내 장식으로 활용
디자인회사 라고디자인은 2014년 11월 ‘스크래치 나이트뷰’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검은색 밑판을 회색 밑그림에 맞춰 긁어내면 황금색 야경이 드러나는 디자인 문구로, 에펠탑 파르테논신전 서울타워 등 세계 명소 13곳의 풍경을 담았다. 오프라인 서점에 제품 체험대를 마련해 홍보하자 입소문이 퍼졌다. 밑그림을 따라 뾰족한 펜으로 긁어내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한국 중국 등지에 15만개 이상 팔리며 지난해 25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라고디자인이 이 같은 도안을 책으로 엮어 지난해 10월 출간한 《스크래치북 나이트뷰》 1권 유럽 편은 교보문고 취미·스포츠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책에 여러 가지 색을 칠하거나 좋은 글귀를 옮겨 적는 ‘DIY(do it yourself) 북’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4년에는 다양한 도안에 마음에 드는 색을 칠하는 컬러링북이, 2015년에는 소설, 시, 격언 등을 따라 적는 필사책이 출판계의 주요 트렌드였다. 최근엔 야경을 만들어내는 스크래치북이 취미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두꺼운 종이를 도안에 맞춰 칼로 오려내면 장식품이 되는 ‘페이퍼 커팅 북’도 DIY북의 새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 출판사는 컬러링북 《비밀의 정원》으로 2014년 출판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 출판사는 지난해 12월 페이퍼 커팅 북 《피어나다》를 출간했다. 도안에 맞춰 색을 채워넣는 컬러링북과 달리 이 책은 펜대 끝에 달린 작은 칼로 종이를 오려낸다. 칼질을 마치고 책에서 종이를 떼어내면 벽이나 창문에 붙일 수 있는 작은 종이 작품이 탄생한다.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책이 나오자 20, 30대 젊은 여성들의 호응을 얻어 출간 두 달 만에 1만부가 팔렸다. 이 책은 교보문고 취미·스포츠분야 베스트셀러 6위에 올라 있다.
책으로 글을 읽는 것을 넘어 무언가를 창조해낸다는 것은 기존 DIY북과 비슷하지만 ‘나만의 예술품’을 만들어 실내 장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스크래치북과 페이퍼 커팅 북의 특징이다. 책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컬러링북보다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 “작업을 완성한 뒤 실내 소품으로 쓸 수 있어 좋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DIY북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내용의 책들도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스크래치북은 현재 10여종의 책이 시중에 나와있으며 《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컬러풀 나이트 뷰》 등 《스크래치북 나이트뷰》와 이름과 형식이 비슷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있다. 지난 1일 출간된 《키리에》(42미디어컨텐츠)도 페이퍼 커팅 북으로, 서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류’들이 잇달아 출간되자 먼저 책을 낸 출판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경태 클 대표는 “《비밀의 정원》이 인기를 끌자 ‘비밀’ ‘정원’ 등 비슷한 제목을 붙인 책들이 나오더니 ‘비밀 정원’이란 책까지 출간됐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 두 달 만에 나온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성용 라고디자인 대표도 “새로운 책을 내놓을 때마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따라 출간하는 곳이 있어 저작권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클 출판사는 컬러링북 《비밀의 정원》으로 2014년 출판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 출판사는 지난해 12월 페이퍼 커팅 북 《피어나다》를 출간했다. 도안에 맞춰 색을 채워넣는 컬러링북과 달리 이 책은 펜대 끝에 달린 작은 칼로 종이를 오려낸다. 칼질을 마치고 책에서 종이를 떼어내면 벽이나 창문에 붙일 수 있는 작은 종이 작품이 탄생한다.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책이 나오자 20, 30대 젊은 여성들의 호응을 얻어 출간 두 달 만에 1만부가 팔렸다. 이 책은 교보문고 취미·스포츠분야 베스트셀러 6위에 올라 있다.
책으로 글을 읽는 것을 넘어 무언가를 창조해낸다는 것은 기존 DIY북과 비슷하지만 ‘나만의 예술품’을 만들어 실내 장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스크래치북과 페이퍼 커팅 북의 특징이다. 책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컬러링북보다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 “작업을 완성한 뒤 실내 소품으로 쓸 수 있어 좋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DIY북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내용의 책들도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스크래치북은 현재 10여종의 책이 시중에 나와있으며 《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컬러풀 나이트 뷰》 등 《스크래치북 나이트뷰》와 이름과 형식이 비슷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있다. 지난 1일 출간된 《키리에》(42미디어컨텐츠)도 페이퍼 커팅 북으로, 서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류’들이 잇달아 출간되자 먼저 책을 낸 출판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경태 클 대표는 “《비밀의 정원》이 인기를 끌자 ‘비밀’ ‘정원’ 등 비슷한 제목을 붙인 책들이 나오더니 ‘비밀 정원’이란 책까지 출간됐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 두 달 만에 나온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성용 라고디자인 대표도 “새로운 책을 내놓을 때마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따라 출간하는 곳이 있어 저작권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