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식물공장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관련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 기후 변화와 농촌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존의 농업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11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상업용·연구용 식물공장 사업을 하는 곳은 대학과 연구기관, 민간 업체를 통틀어 총 50여곳이다. 국가연구기관이나 민간 시스템업체가 개발한 식물공장을 재배·유통업체가 사들여 농사에 적용하는 식이 대부분이다. 빌딩형 식물공장모델 개발(농림축산식품부·150억원), 식물공장 생태계 지원(산업통상자원부·90억원) 등 식물공장 산업화를 위한 사업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국내 식물공장 시스템을 수출하는 성과도 나왔다. 식물공장 전문기업인 카스트엔지니어링은 산업부와 경북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11월 캐나다에 430만달러 규모의 식물공장 수출 계약을 맺었다. 문영백 경북테크노파크 창조기업육성센터장은 “카스트엔지니어링 사례는 한국형 식물공장 수출의 좋은 모델로 앞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수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 외에 식물공장 상용화·대형화를 위한 정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한국 식물공장의 평균 규모는 약 199㎡로 일본이나 네덜란드보다 영세하다. 식물공장을 알고 있는 소비자 비율도 36%가량으로 아직 낮은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식물공장을 키우기 위한 지원사업을 범부처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한국은 아직 소관부처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운영 매뉴얼을 구축하고 사업자 간 협의체를 꾸리는 등 현실에 맞는 정책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