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주식' 옥수수값 급등
아프리카 남부지방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아프리카인의 주요 식량인 옥수수 가격이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람들이 식용으로 주로 쓰는 흰 옥수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작년 초 대비 150% 오른 t당 5091랜드(약 38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축 사료용 노란 옥수수 값도 t당 3950랜드(약 30만원)로 작년 초보다 90% 상승했다.

남아공 전역과 보츠와나·나미비아 일부 지역 등 아프리카 남부지방은 아프리카 곡물 생산이 집중되는 곳이다. 특히 흰 옥수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죽처럼 쑤어 먹는 ‘팹’이라는 주식의 원료다.

지난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으로 이 지역 가뭄이 극심해졌다. 강수량이 과거 평균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곳이 상당수다.

현지 농민조합 그레인SA에 따르면 이번 수확기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1430만t)보다 30%가량 감소한 990만t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연말 수확기에는 생산량이 25% 더 줄어 740만t에 그칠 전망이다.

압돌레자 압바시안 UN 식량농업기구(FAO) 곡물전문 이코노미스트는 “이제는 남아공이 수출은 고사하고 자국민을 위해 식량을 수입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거래되는 옥수수의 95%는 가축 사료용 노란 옥수수여서 아프리카인 식량인 흰 옥수수를 대체하기 어렵다.

게다가 미국 달러화 대비 랜드화 가치는 지난 1년 새 약 36% 급락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남아공 정부가 수입을 보조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압바시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선진국에) 대규모 식량 원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FT에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