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더 똑똑해진' 셋톱박스 "안방 불 꺼, 가스밸브 잠가"…말귀 알아듣고 척척
케이블TV, 인터넷TV(IPTV) 등 유료 디지털방송을 보려면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압축된 영상 및 음성 신호를 TV에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풀어주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PC, 홈시어터 기능과 결합하는가 하면 전등 가스밸브 등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담은 제품까지 나왔다. 셋톱박스가 TV의 보조 수단 자리에서 벗어나 스마트홈의 허브를 노리고 있다.

셋톱박스의 진화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제품은 LG유플러스가 지난 1일 내놓은 ‘U+tv G 우퍼’다. LG유플러스는 2014년 12월 4개의 스피커와 2개의 우퍼를 집어 넣은 홈시어터 셋톱박스를 처음 선보였다. 셋톱박스 하나만으로 영화관이나 콘서트장에서나 가능한 서라운드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홈시어터 2탄이다. 스피커 음성 출력을 120W로 높였다. 일반TV(15~20W)에 비해 6배 이상 출력이 높아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시청 중인 프로그램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해 가장 좋은 음향모드를 선택하는 스마트사운드 기능도 갖췄다. 영상은 4K 해상도의 초고화질(UHD)을 볼 수 있다. UHD TV가 아닌 풀HD TV를 보유한 가정에서도 부가 기능을 통해 한층 개선된 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U+tv G 우퍼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IoT 허브 기능이다. 집안의 전등, 전기, 가스밸브 등 각종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안방 불꺼” “거실등 켜” “플러그 꺼” “가스밸브 잠가” 등의 음성명령을 이용해 집안의 IoT 기기를 관리할 수 있다. 리모컨 찾기, 음량 조절, 음악 재생 등의 기능도 말로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 IoT 기기를 관리해야 했지만 이 제품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이 없어도 거실에서 음성만으로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 U+tv G 우퍼는 IoT 단말기 1종을 포함해 43만2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판매한다. 3년간 약정하면 월 1만2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KT와 LG유플러스는 셋톱박스 기능을 내장한 일체형 PC를 선보였다. KT의 ‘올레 TV 올인원’, LG유플러스의 ‘일체형 PCTV’ 등이 IPTV 셋톱박스와 PC 모니터, 스피커 등을 하나로 결합한 제품이다.

셋톱박스 일체형 PC는 공간 효율성이 좋아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에게 유용하다. 조작도 쉽다. PC 바탕화면에 설치된 IPTV 아이콘을 클릭하면 PC에서 IPTV로 곧바로 기능이 바뀐다. TV 시청 후 종료 버튼만 누르면 다시 PC 기능으로 돌아간다.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IPTV와 PC를 전환할 수 있다.

셋톱박스 일체형 PC는 앞으로 IoT 허브로도 발전이 기대된다. 통신업체들은 가정용 IoT 기기를 제어하는 기능을 추가해 셋톱박스 일체형 PC의 쓰임새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